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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증언 의문과 혼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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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증언 의문과 혼선(사설)

입력
199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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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이미 5개의 핵폭탄을 생산했고 금년말까지 모두 10개를 보유할 계획』이라고 한, 귀순한 강명도씨의 발언에 경악하면서도 이 말이 어느정도 사실인가에 의문을 갖고 있는게 일반적 반응이다. 더욱이 정부의 각유역기관이 강씨의 증언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가히 메가톤급의 반향을 불러일으킬게 분명할 폭로내용을 관계기관들은 당초 몰랐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엄청난 파문이 일자 애써 제동을 걸려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강씨의 회견내용에 크게 놀랐다가 하루만에 당국의 부인으로 혼란에 빠진 국민들을 그대로 외면해서는 안된다. 북핵 및 회견내용에 대한 보다 확실한 입장을 석명하여 궁금증을 풀어줘야 한다.

 정부 각기관의 반응은 약속이나 한듯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측은 『강씨의 단순한 전문에 불과한 것으로 아직까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밝혔고, 국방부는 『증언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으며, 안기부는 『확인되지 않은 하나의 첩보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여기서 다른 의문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지난5월3일 귀순한 이후 관계당국은 김일성의 외가측 인척이고 현국가서열 3위의 강성산총리 사위인 강씨에 대해 북한핵심부의 동향과 함께 가장 민감한 핵개발등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심문, 정보를 획득했는가 하는 점이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독재국가여서 북한에 관한 「정보와 사실」들을 입수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핵개발의 경우 철저히 비밀에 싸여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사찰결과 북한이 영변의 5메가와트원자로에서 수십단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보고와는 달리 단위를 추출, 확보한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강씨의 「5개보유폭로」는 참으로 놀라운 일로서 당연히 검증되어야 한다. 조사, 검증결과 사실로 판명될 경우 그 의미는 매우 중대한 것이다.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때인가. 김일성사망후 김정일후계체제는 무난하게 확립될 것인지, 당·정·군부의 저항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또 극심한 경제난속에서 국민들은 김정일체제를 언제까지 인정할 것인지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

 이 시점에 당국이 사전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고 또 신중을 기하지 않은 기자회견으로 안으로는 정부의 공신역과 권위가 흔들리고 밖으로는 혼선으로 비쳐지게 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권역세습전후에, 모처럼 북한권력자의 인척을 통해 그쪽의 정확한 실상을 전할 수 있는 「회견」이 의문과 혼선으로 얼룩지게 된 것은 아쉽기 짝이 없다. 관계당국은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는 한편 국민의 궁금증과 오해를 푸는 일에 성의를 다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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