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핵해법 붕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일,과거규명 더 재촉… IAEA선 노코멘트/중,공식으론 무시… 러 “북 아직 미보유 판단”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등 한반도 주변국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8일 귀순자 강명도씨 회견내용에 즉각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이번 회견을 계기로 북한의 핵의혹을 철저히 검증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은 북한이 이미 5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북한 귀순자 강명도씨의 회견내용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측이 27일(현지시간) 일제히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은 가운데 페리국방장관은 『귀순자의 그같은 주장을 미국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씨의 발언이 사실일 경우 이는 1∼2개의 핵무기 보유가능성을 점쳐 온 CIA등 미정보기관은 그동안 뭘 하고있었느냐는 질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 이러한 정보를 근거로 추진해 온 미국의 북핵해법기저는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미정계 일각에서는 강씨 발언의 파장과 심각성을 십분 헤아리며 대처에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미정부는 오히려 강씨주장의 사실여부에 대한 평가는 제쳐놓고 한국정부에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은 한국정부가 북미3단계회담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왜 그같은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는지에 보다 더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정부가 6·25 남침문서를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받아들이고 있다.
북핵문제 전담부서인 미국무부는 강씨의 귀순 사실은 물론 조사과정 및 회견계획이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데 대해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이다.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한국측은 귀순사실은 물론 이에 대한 발표 및 회견계획까지도 우리측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디 디 마이어스백악관대변인도『우리는 공식채널을 통해 사전통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미행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CIA가 이 사실을 미리 알고도 국무부에 전달해 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관측의 연장선상에서 한미간에는 현재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커다란 이견이 노정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또다른 차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미국은 3단계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이른바 북한의 「과거의 핵」부분은 덮어두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인데 반해 한국측은 철저한 핵사찰과 그에 따른 「핵해체」없는 북미 관계진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씨의 회견내용으로 인해 한미간에는 당분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워싱턴=정진석특파원>
▷일본◁
일본정부는 강명도씨 발언내용의 진위를 반신반의하면서도 8월5일부터 재개되는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때 북한의 과거 핵개발 검증을 포함한 핵의혹의 완전불식을 미국측에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에 의하면 북한은 핵무기를 1∼2개정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5개의 핵무기를 이미 제조했다는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도 『그같은 발언이 사실이든 아니든 북한의 과거 핵의혹을 완전히 해명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권력상층부가 주민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핵보유설을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 일단 강씨의 회견내용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적이 없고 고도의 기술수준을 필요로 하는 기폭장치를 개발했다는 정보가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일단은 의문시하고 있다.<도쿄=이재무특파원>도쿄=이재무특파원>
▷중국◁
중국은 강씨의 발언내용을 공식적으로는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의 고위당국자들이 핵무기 개발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북한의 주장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대내외용 카드일뿐 핵확산 도미노를 초래하는 실질적 위협은 안된다고 보고 있다.중국은 지난해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뒤 수개월간 북한 핵문제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같은 판단을 내린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러시아◁
러시아외무부의 미하일 데무린부대변인은 28일 북한이 이미 핵폭탄 5개를 보유했다는 강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으며 러시아는 북한이 아직 핵폭탄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데무린부대변인은 이날 외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강씨의 주장은 센세이션만 일으킬 뿐 앞으로 열릴 미북회담은 물론 남북한간의 대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IAEA◁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강씨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삼가고 있다. IAEA의 한 관계자는 『강씨가 북한 최고위층의 인척이라는 점은 주목되나 IAEA가 이에 대해 논평할 이유와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사찰에 기초하지 않은 추측을 공식화하지 않는다는 IAEA의 기본 입장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IAEA주변에서는 북한이 핵물질을 비평화적인 목적에 전용해 왔다는 의혹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즉 영변의 5원전이 가동중단된 89년 사용후 핵연료에서 상당한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하는등 이미 핵폭탄을 1∼2개 만들수 있는 양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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