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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내 인물 귀순/북, 이례적 신속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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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층내 인물 귀순/북, 이례적 신속 반응

입력
1994.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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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횡령범” 등 판에박은 비난/핵탄발언불구 정책 안변할듯/강 총리 거취에 관심 강명도·조명철씨등 북한 특권층 내부인물의 귀순사실이 발표된데 대해 북한측의 첫 반응은 이례적으로 신속했다.

 북한 관영 평양방송은 28일 상오 논평기사를 통해 강씨가 『우리 정무원총리의 사위가 아니며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부인하면서 『국가공금을 횡령하고 치정관계를 가져와 수사대상이 됐던 자』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 방송은 조씨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만 언급하고 강씨에 대해 비난을 집중,『5개의 원자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할 바에야 50개나 5백개쯤 된다고 했으면 속이라고 풀 수 있지 않았었는가』라고 일축했다.

 남측에 귀순한 인사들을 횡령범, 치정범으로 모는 것은 북한측의 천편일률적인 반응이다. 북한의 비난방송이 신속했던 것은 강씨가 이미 지난5월 귀순해 대응방법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씨가 기자회견중 북한이 이미 5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함에 따라 북한의 핵정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강씨의 말이 사실이든, 잘못 안 것이든지의 여부를 떠나 우선 미국과 우리측이 이를 의미있는 공식정보로 간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임박한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을 염두에 둔 미국무부는 즉각 강씨의 주장에 신빙성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우리측에서도 관계부처가 잇달아 대북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이 부분을 문제삼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반면 강씨의 장인 강성산총리의 거취는 북한이 마침 김일성사후 권력개편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귀순 발표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주목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27일 전국적으로 벌어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는 강성산총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해 전승기념일 행사에서는 강총리가 직접 보고를 했었다. 권력 서열 3위인 그의 지위에 변동이 생길 경우 전체 권력서열이 따라서 변할 가능성이 크다.

 단 강씨가 강희영씨와 재혼한 것은 이미 외국인 무단접촉으로 「18호 관리소」에서 교화를 받은 뒤로 최근의 일이라는 점, 또 강총리가 장기간 권력기반을 다져 온 인물이라는 점등을 들어 당장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즉각 강성산과 강명도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편 만큼 강성산을 문책할 경우 스스로 모순을 인정하게 되는 셈이므로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향후 권력승계를 공식화하기 위한 대형행사들을 앞두고 있어 강씨의 귀순이 강성산의 거취를 비롯, 권력내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멀지 않아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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