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환자·가족 고통 덜고 편안한 임종 도와” 가정방문에 머물렀던 「호스피스」활동이 병실안으로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강남성모·여의도성모·부천성가·전주예수·대구동산·부산메리놀·대전성모·의정부성모·성가복지·성빈센트병원, 제주이시돌·강릉갈바리의원등 전국적으로 10여곳 이상이 현재 호스피스병동이나 병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은 9월에 10병상의 호스피스병동을 개설한다.
호스피스병동(10병상)이 따로 마련된 강남성모병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1∼2 병상 정도의 소규모 형태로 호스피스병실이 운영되고 있지만 호스피스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호스피스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6년전 호스피스병동을 개설했던 강남성모병원의 한 관계자는 『초창기엔 호스피스병동을 임종 전단계 환자가 거쳐가는 장소정도로 여겨,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거부감이 컸다. 최근에는 남은 삶의 고통스런 증상을 덜고 환자와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평화로움을 유지시켜주는 장소로 인식되면서 호스피스병동에 대한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죽음에 대한 인식변화도 호스피스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호스피스활동의 제1 목표는 환자에게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죽음을 숨기고 부정하기보다는 환자에게 진실을 밝혀, 생을 정리하고 남은 삶을 보다 유용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최근 호스피스목표가 「영적보살핌」에서 벗어나「통증조절」에 초점을 맞춘 것도 환자들이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된 큰 이유중 하나이다.
호스피스전문간호사들은 『진통제 선택이나 사용법등을 적극적으로 알려 환자가 통증을 조절하고 완화하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호스피스협회의 노순자간호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마약성진통제는 중독을 일으킨다는 생각에서 사용을 기피, 다른 어느나라의 환자들보다도 훨씬 심한 통증을 겪고 있다』며 『환자가 최소한의 고통으로 가능한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스피스대상은 임종이 6개월이내로 예상되는 말기환자로 더이상 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이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삶의 연장이나 단축을 위한 방법은 동원되지 않는다. 통증완화를 위한 약물요법이나 방사선요법만이 시행될 뿐이다.
또 환자가족도 호스피스대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족곁을 떠날 때 가족은 큰 허탈감과 상실감을 겪게 된다.
노순자씨는 『유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적어도 사후 1년간은 계속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의학이 치료를 포기하고 「더이상 해줄것이 없다」고 손을 들었을 때 환자는 한없이 외롭고 죽음의 공포감을 갖게 될 것이지만 호스피스는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간호로 두려움과 소외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송영주기자>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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