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국내외환시장에서는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달러시세는 작년말 이후 계속해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최근에는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환율이 달러당 8백2원선에서 결정되지만 연말까지는 약 7백8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시세가 떨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 엔고에 힘입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경상수지도 올해에는 적자를 면하게 될 것같다.
게다가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등 해외자본 유입도 약 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확대하지 않더라도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공급은 그만큼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달러공급 증가에 못지않게 최근에 원화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원인은 통화당국이 과거와는 달리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은 그동안 달러공급이 늘더라도 수출확대를 위해서 환율의 평가절상을 억제해 왔다. 그런 목적에서 통화당국이 외환공급의 상당부분을 매입했다. 따라서 환율은 비교적 안정되었으나 달러를 매입한 만큼 국내통화량은 늘어났다.
이렇게 해외부문에서 늘어난 통화를 다시 환수하기 위해서 한국은행은 그동안 대규모로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왔다. 외환공급이 늘어날 때 환율과 통화량을 동시에 안정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통화공급을 일정수준에 유지하는 자체도 어렵지만 달러매입으로 늘어난 통화를 통안증권발행으로 환수하는 과정에서 금리상승 및 자금편재 등 필요이상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외환공급이 해외자본유입에 의할 경우 그 규모가 크고 단기에 급격하게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경우 환율안정과 통화관리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은 더욱 어려우며 금리, 환율, 통화 및 물가에 지나친 교란요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이들 거시경제변수들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어느 특정 변수만을 안정시키려고 하면 여타 변수에 미치는 압력이 지나치게 커진다. 따라서 자본자유화가 진전될 수록 통화, 환율, 금리 등 관련 거시경제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대외교란요인을 이들 변수에 적절하게 분담시켜야 한다.
최근에 통화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환율의 평가절상을 허용하는 것도 이를 통해서 통화관리 부담을 줄이고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통화당국이 달러매입을 자제하면 통화공급이 그만큼 줄어든다. 이에따라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물가를 비롯한 국내 물가의 상승압력이 진정될 수 있다.
앞으로 통화정책은 통화량, 금리 뿐 아니라 환율까지 유기적, 종합적으로 관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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