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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적 중동평화정착 큰 진전/이­요르단 적대청산 배경·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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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적 중동평화정착 큰 진전/이­요르단 적대청산 배경·의미

입력
1994.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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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주변정세 악화 인식 “적과의 동침”/미 당근정책 주효… 영토·수자원해결 과제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요르단 정상간에 합의된 워싱턴선언은 79년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과 지난해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에 이어 항구적인 중동평화 정착을 향한 중요한 일보로 평가된다.

 이번 선언은 전면적인 평화협정을 향한 전 단계로 지난 46년간 양국의 해묵은 적대관계를 청산, 외교관계 수립을 위한 실질적인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후세인국왕은 회담 후 『단번에 평화협정까지 갈 수는 없지만 평화는 조만간 올 것이다』라고 말해 양국관계가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정상화 직전까지 다가와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앞서 직통전화 개설, 민항기 영공통과를 비롯해 수자원공동개발, 아카바연안 휴양지에 전기·전화·도로개설, 제3국 관광객에 대한 국경개방등 경제협력을 다각도로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요르단측이 특히 적극성을 보인 것은 최근 1∼2년 사이 급변하고 있는 중동정세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표현으로 보인다. 요르단은 최근 주변국들과 이스라엘간에 일련의 평화교섭이 급속도로 진전되자 상대적인 고립감과 위기감을 느껴 왔다.

 요르단이 걸프전에서 이라크를 지지,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과 자치협정을 체결하고 시리아까지 평화협상에 적극성을 보이는등 주변정세가 요르단에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후세인국왕은 최근 군장성들과의 모임에서 『걸프전 후 아랍형제국들의 단합이 금가고 있다. 더이상 이들에게 무조건 기댈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하며 「적과의 동침」이 생존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같은 요르단의 협지를 역이용, 요르단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는 국경 및 수자원 문제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면서 요르단이 중동평화협상의 대열에서 후발주자가 될 경우 경제협력에서도 낙오할 수밖에 없다고 압력을 넣어 왔다. 또 미국은 협상결과에 따라 9억5천만달러의 외채경감과 군현대화 지원, 관계정상화등을 요르단측에 제시해 요르단―이스라엘의 대화를 측면 지원했다.

 이번 워싱턴선언으로 양국간 관계정상화를 향해 큰 진전이 이뤄졌으나 구체적인 현안들을 둘러싼 가시적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은 이스라엘이 48년과 67년 전쟁으로 점령한 영토 3백82를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회교성지로서의 예루살렘에 대한 권리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야무르강과 요르단강의 물을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수량을 더 많이 분배해주길 원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요르단에 대해 대이스라엘 무역금수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양국은 우선 내달 8일 국경선 확정에 관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국간 경제협력이 가속화될 경우 빠르면 수개월 내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는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등 네 나라다. 이스라엘이 이집트·PLO에 이어 이번에 요르단과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골란고원 반환문제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시리아 및 레바논과의 평화협상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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