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무 육계등 농축산물 값이 폭염 만큼이나 폭등하고 있다. 기상관측 이후의 온갖 기록이 깨어지는 이례적인 가뭄과 불볕 더위에 밭작물이 고사하거나 발육이 크게 부진하다. 또한 닭 돼지등 가축들의 폐사율도 높아지고 있다. 채소와 육계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같거나 늘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시장경제의 원리다. 그러나 올라도 너무 오른다. 가뭄과 더위와 싸우는 농민(생산자)들에게 가격인상 혜택이 크게 돌아간다면 불평할 것이 없다.
농민들은 땀의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또한 생산이 과잉,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에는 손실도 볼 수 있으므로 지금처럼 작황이 부진, 공급이 달리는 경우에는 가격상승의 이득으로 보상을 받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계해야 하는 것은 중간유통업자들에 의한 가격조작이다.
농·수·축산물 특히 농·수산물 가격은 유통체계와 제도의 낙후로 중간마진이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특징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유통업자의 배만 불려온 셈이다. 지금도 유통체계는 개선돼 있지 않다. 유통업자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흉작기가 또 하나의 폭리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 농작물이 유통시장에서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벌써 채소등에 가수요가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값을 부추긴다. 우려되는 것은 한발과 불볕 더위가 장기화될 것이 거의 확실하므로 작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거기에 따라 가격상승요인이 더 커질 것이 분명한데 유통상인의 가수요도 기승, 가격폭등에 상승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때 배추값이 천장모르게 폭등, 배추값을 「금값」이라고 한 적이 있다. 잘못하다가는 배추 무 풋고추 시금치 토마토 참외 상추등 각종 채소와 과실값이 「금값」이 될지도 모른다. 7월들어 1일부터 23일까지도 주요 채소·과일 가격이 엄청나게 뛰었다. 영등포시장 소매가격조사에 따르면 배추는 1단에 3천원에서 5천원 내지 6천원으로 약 배가 뛰었으며 열무도 1단에 1천원에서 2천원 내지 2천5백원으로 2배 내지 2.5배가 올랐다.
그런가 하면 무도 1개에 4백원 내지 5백원에서 8백원 내지 1천원으로 배가 인상됐다. 풋고추도 1관에 3천원에서 6천원 내지 7천원으로 배 이상이 상승했다. 한편 수박 토마토 참외등 과실류도 20% 내지 1백%가 올랐다. 닭고기는 현재 성수기가 겹쳐 산지출하가격이 당 2천원을 넘어 섰고 이에 따라 서울시내 일부 지역에서 양념통닭과 삼계탕 가격이 종전의 6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랐다.
올해들어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말 현재 4.3%, 목표 6%까지는 1·7%를 남겨 두고 있다. 예기치 못했던 「가뭄물가」가 정부의 물가안정목표를 위협하고 있다. 중간상의 폭리배제등 「가뭄물가」 대책이 나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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