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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대회 참가소감/“문학은 민족영혼 밝혀줄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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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대회 참가소감/“문학은 민족영혼 밝혀줄 등불”

입력
199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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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정례화 하자” “남북문학인 대회도 열렸으면…”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문인 4백여명이 24일 상오 서울역에서 「문인열차」를 타고 한국문학인대회장인 경주로 떠났다. 문학적 입장이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했던 이들은 같은 방향으로 열차를 타고 가면서, 이 문학인대회가 유쾌한 문단의 대화합을 이루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공통된 생각을 보였다.

 ▲백낙청씨(평론가)= 많은 문인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즐겁다. 폭염 속에 시원한 문인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도 낙이다.

 ▲문덕수씨(한국펜클럽회장)=즐거운 문인열차 여행을 시작하게 되니 앞으로 남북문학인 대회가 개최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든다. 한국일보사에서 남북문학인대회도 기획하면 펜클럽이 적극적으로 돕겠다. 이 행사는 문인들의 친목도모와 토론을 함께 하고 있어 만족스럽다.

 ▲권일송씨(한국현대시인협회회장)=모처럼 서울을 벗어나니 상쾌하다. 사회에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어 가는 마당에 열린 문인대회여서 뜻깊다. 그동안 분단으로 인해 문학도 반쪽 역할만 해 온 것이 부끄러운 사실이다. 한국문학이 다방면에서 정지작업을 끝마친 상태에 이같이 큰 대회가 열리게 돼서 더욱 반갑다. 우리문학은 이제 도약의 시작단계에 와 있다. 문인대회는 그 도약의 단초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이 광복50주년이니까 한국문학의 힘이 모두 결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탱고를 잘 춰서 별명이 「권탱고」라 장기대회에서 이를 발휘해야겠다.

 ▲김성동씨(소설가)=경주 부근에서 승려생활을 한 때가 있었는데 문인이 돼서 동료들과 함께 다시 오게 돼 감회가 깊다. 사회에 나온 뒤 사고와 의식의 제약을 많이 받아 부자유스러웠는데 오늘만은 마음이 편하고 옛날 생각도 난다. 대회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

 ▲김병총씨(소설가)=월드컵이 열리는 해마다 같이 문인대회도 열었으면 좋겠다. 문인열차를 타고 가며 마시는 맥주 맛은 일품이다. 오랜만에 많은 친구를 만나 유쾌하다. 밤에 친구들과 춤을 추면 그 동안 격조했던 사이가 금방 풀릴 것 같다.

 ▲차범석씨(극작가)=문인대회 개최는 발상부터가 획기적이었다. 예전에는 문인들이 만나는 장소가 일정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문인열차에서 몇십년만에 만난 친구도 있다. 이렇게 여행과 만남의 기회가 주어져서 기분 좋다.

 ▲리오토씨(나폴리 동양학대학 교수)=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국제화되고 있기 때문에 문인들간에 의견을 나눠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문열과 김승옥 등의 소설을 번역해 온 한국문학 애독자로서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문인들이 외국인들의 독서성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외국인들은  이제 분단 같은 문제들에 깊이 신경쓰지 않는다. 너무나도 한국에 특화된 주제이기 때문이다.

 ▲정광수씨(시인)=원래 문인대회를 문인들이 주체가 돼서 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한국일보사에서 대신 이 일을 맡아줘 정말 고맙다. 문인들은 서로 대화와 토론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 동안 너무 교류가 없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기 싫은 사람도 모두 만날 수 있어 기쁘다. 한국일보사에서 아예 대회를 정례화했으면 좋겠다.

 ▲박두순씨(아동문학가)=분열된 한국문단에 이질감을 해소하는 이 대회는 문학사에 기록될 것이다. 대회를 계기로 화합의 속도가 더해지길 기대하고 동참하게 돼서 기쁘다.

 ▲권성우씨(평론가)=비중을 더해가는 젊은 문인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아쉬운 면은 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뜻 깊은 일이다. 이 대회가 통일을 지향하고 통일 이후의 문학을 얘기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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