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호텔·음식점 등 앞장 영업단축/이상 갈수지역 엄청난양 생수답지 23일 일본 서부지역의 돗토리(조취)시가 39·1도를 기록, 43년이래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을 비롯해 일본전역에 30도를 훨씬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있다.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도 4일 연속 열대야로 시민들이 잠을 설치고 2주동안 기온이 상오 9시부터 30도이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일부지역에서 제한급수를 실시하는등 가뭄비상에 걸렸다. 수도권의 최대급수원인 도네가와(이근천)의 수계가 말라 이 하천을 이용하는 도쿄(동경)·사이타마(기옥)·지바(천섭)현등은 지난 22일부터 10%의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제한급수의 대상은 상수도는 물론 공업·농업용수등으로 내달 초까지 가뭄이 계속될 경우 제한급수율을 20%까지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주도의 제한급수 외에 민간단체들도 자발적으로 절수계획을 마련, 시행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우선 기업이 원활한 급수를 위해 조업을 중단했다. 동경제철은 지난 17일부터 가뭄지역인 다카마쓰공장의 가동을 전면중단 시켰으며 신일본제철도 나고야공장이 단축조업에 들어갔다. 일본기업들의 경우 공업용수의 재이용률이 76%에 달해 비상시 급수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편인데도 불구, 이같은 행위는 대대적인 국민운동에 동참한다는 상징성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음식점·온천등도 스스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곳이 늘고 일부호텔에서는 예약손님마저 거절하며 절수운동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가뭄대책에서 특이한 것은 급수사정이 심각한 지역에 물을 보내주는 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상갈수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시고쿠지방의 가가와(향천)현에는 전국각지로부터 엄청난 양의 음료수가 전달되고 있다.
보내지는 음료수는 자기 고장의 독특한 물맛을 지닌 명수들이 대부분인데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이 기회에 특산물인 「맛있는 물」의 홍보를 톡톡히 하고 있다. 이같은 생수보내기운동으로 가뭄지역은 마치 생수전시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전국의 명수가 총집합, 또하나의 화제가 되고 있다.
또 환경단체와 매스컴을 중심으로 한 절수캠페인과 절수아이디어들이 줄이어 소개되고 있다. 머리 감은 물을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 화장실물로 사용하는 미장원, 이전부터 빗물을 받아 세탁기에 넣어 빨래를 해온 가정집등 절수모범사례와 아이디어들이 속속 매스컴을 탄다.
이처럼 지진등 자연재해를 많이 당해온 일본인들은 몇십년만에 닥쳐온 극심한 가뭄도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으로 받아들이면서 불평없이 차근차근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는 것이다.<도쿄=이창민특파원>도쿄=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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