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투명성보장 중영향력 유도/경수로지원 컨소시엄참여 협의 아세안 확대외무장관 회담(ASEAN―PMC)참석을 계기로 24일 태국 방콕에서 이루어진 한·중외무장관회담은 북한주석 김일성 사후 처음으로 갖게되는 양국간 공식접촉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은 특히 김일성 사망이후 김정일후계권력에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의 개방과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대북영향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승주외무장관과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은 회담에서 김일성이후 북한의 권력향배와 관련, 결국 김정일로의 권력승계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김정일체제에서의 남북대화 및 북핵해결전망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이날 전외교부장은 북한에서 김정일체제의 구축이 아직 「완료단계」가 아니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김정일체제가 김일성의 외교노선을 따르는 것은 현실적이면서도 유일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외교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은 김정일이외의 대안이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김일성이 사망직전 보여준 대남, 대서방 유화정책을 지지하며 김정일이 이 정책을 고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외교부장이 대북관계에서의 한국정부의 입장을 평가하고 정상회담등 남북대화의 진전을 위해 한·중 양국이 공동노력키로 합의한 것은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정부당국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대화의 재개를 위해 유리한 국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오는 8월5일 열릴 예정인 북미3단계고위급회담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상회담의 재추진 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장관과 전외교부장은 또 한반도비핵화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본전제임을 거듭 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핵투명성과 핵개발동결을 보장하기위한 관련국간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양국 외무장관은 북한 핵동결의 대가와 관련, 대북경수로지원에 있어서의 각국의 역할분담 및 대체에너지 공급문제를 집중 협의하는 한편 인출된 5 원자로의 핵연료봉처리방법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관은 우선 23일의 한일정상회담 및 외무장관회담의 결과와 함께 북미3단계고위급회담에 임하는 한미 양국의 기본입장을 전달하고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장관은 이날 전외교부장에게 북한의 핵동결 약속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인출된 핵연료봉의 재처리금지가 최우선적으로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장관은 또 북한에 대한 경수로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이 건설기간동안 북한에 대해 대체에너지를 공급하는 「국제적컨소시엄」의 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장관의 이같은 제안은 대북경수로지원이 국제적으로 결정될 경우 중국을 자연스럽게 「연대보증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담보의 효과를 높일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날 한장관의 제안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북미회담에 임하는 한미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중 외무장관은 북한핵문제해결에 있어 이번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회담의 성패와 그에따른 대응책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콕=고태성특파원>방콕=고태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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