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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 긴장풀어진다”/김일성사후 여행자들/주민감시활동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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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 긴장풀어진다”/김일성사후 여행자들/주민감시활동 약화

입력
199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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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적통관직원 풀죽어/체제불안 등 공공연히 거론【연길=이준희기자】 김일성사후 북한사회에 주목할만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한인여행자들에 의하면 김일성사망 이후 북한사회의 긴장분위기가 눈에 뛰게 이완되고있다. 이들은 북한 전반의 사회분위기가 김 사망후 급속히 긴장감을 잃고 풀이 죽은 모습이며, 일반주민 사이에서는 금기시됐던 체제불안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친척을 방문하고 24일 중국에 돌아온 이모씨(48·흑룡강성거주)는 『처음 해관(세관)을 통과할때 평소 고압적이고 까다롭기 그지없던 관리들이 전례없이 풀어진 모습으로 대충 일을 처리할때부터 뭔가 달라진 분위기가 확연히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함북온성의 친척집을 찾았을때도 그들이 『먹지도 못하고 평생 공산주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제대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냐』며 전례 없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더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행자 최모씨(44·길림성거주)도 『올해초 갔을 때만해도 친척집에 머무르는 동안 수시로 파출소등에서 안전부 요원들이 나와 동향을 점검하고, 길에서 2∼3명만 모여 얘기해도 감시의 눈초리가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그런일이 일체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또 『북한주민들이 추도식이후에는 틀에박힌 내용만 나오는 TV와 라디오를 거의 외면한채 모든 관심을 앞으로 제대로 먹고 돈버는 일에 쏟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 조선족상인(50대·길림성거주)은 『지도자동지 한 사람이「제대로 가장 구실을 하려면 먼저 제 식구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큰소리로 떠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김일성생존시에는 이런 일은 상상도 못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행자는 지난 20일께 북한 남양에서 한 주민이 그릇따위를 팔려다가 이를 제지하는 관리에게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대들다가 끌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 각지에서는 「김일성수령님의 만수무강을 삼가 축원합니다」따위의 각종 김일성관련 구호가 내려지고 새구호를 준비하는등 「정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이곳 관측통들은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김일성 사후 북한의 변경지역등 지방에서부터 체제기강이 흐트러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주민들이 김일성체제의 혁명이념 일변도 분위기에서 깨어나 생활향상욕구에 눈뜨기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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