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상 남은 승단전 판처리에 곤혹/한국기원선 상대정해져 “취소 불가능” 올 상반기 승단대회에서 9단으로 승단, 최연소(31세)로 최단기간(15년2개월)에 입신의 경지에 오른 양재호 9단이 요즘 뜻하지 않은 고민에 빠졌다.
다름이 아니라 양 9단은 워낙 단기간내에 승단을 했기 때문에 아직도 규정상 치러야 할 승단시합이 4판이나 남아있기 때문. 이 4판의 바둑을 앞으로 꼭 두어야 할지 말지가 미묘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야 양 9단이 규정대로 4판을 더 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미 9단으로 승단한 양 9단으로서는 더이상 승단대회에서 바둑을 둘 의미가 없다. 실제로 다음번 승단대회부터는 양 9단은 시합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러면 반대로 남은 시합을 모두 취소해 버리면 어떨까. 그러나 이것은 이미 상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의 성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문제로 등장한다.
기원측에서도 이같은 이유때문에 양 9단의 대국취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 9단은 일단 지금 상황으로는 시합에 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이번에는 대국에서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두어봐야 아는 것이지만 양 9단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이들 대국을 이길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즉 승단대회는 대국료도 없으므로 앞서 말했듯이 양 9단에게는 이기나 지나 금전적인 아픔이 없다.
따라서 바둑을 양 9단이 이기면 괜히 상대방의 앞길만 가로막는 셈이 된다. 동료기사로서 차마 할짓이 못되는 것이다.
결국 양 9단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남은 대국을 모두 기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기사성적에 손해를 본다. 따라서 양 9단은 잘못된 규정때문에 4개의 패점을 추가하게 될지도 모른다.<철>철>
◎조치훈 역시 “1인자”/본인방 6연패… 통산 8번째 위업
조치훈 9단이 22일 본인방전 도전기 제7국에서 도전자 가타오카 사토시(편강총)9단을 3집반 차이로 눌러 타이틀을 방어함과 동시에 이 대회를 6연패함으로써 일본바둑 제1인자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더구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조9단은 본인방위를 통산 8번 우승했고 금년들어 맹렬한 기세로 일본 바둑계를 누비고 있는 가타오카 9단을 눌렀다는데 의미가 크다. 가타오카는 우리나라에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엔 각종 기전의 본선리그에서 단골멤버로 활약하는 신흥강호. 금년들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고 명인전 리그에서도 조9단과 함께 5승2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도전기에서 가타오카9단이 1승3패로 몰리다 5, 6국을 거푸 이기자 상당수의 일본 프로기사들은 새 본인방의 출현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6국을 아깝게 놓친 조9단은 제7국을 쾌승함으로써 4승3패로 극적인 역전승을 해 1인자의 면모를 분명히 했다.
현재의 관심은 조9단이 명인위도 차지해 또 다시 일본 3대기전을 석권할 수 있느냐이다.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명인전 리그는 조9단, 가타오카9단 외에 임해봉9단이 5승2패로 동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한 판은 조9단과 오다케 히데오9단의 대결이고 가타오카는 임9단과 맡붙게 돼 있다.
두 기사 가운데 한 사람은 이기게 돼 있으므로 조9단도 마지막판을 꼭 이겨야 도전자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도전자 결정전을 두게 된다. 조 9단이 도전자가 될 경우 명인 고바야시 고이치9단과의 7번기는 역시 흐름을 타고 있는 조9단쪽에 부가 있다는게 바둑계의 예상평이다. 조9단이 명인위까지 획득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두번 연속 3관왕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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