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급속확산 수천명 사망/식량부족에 식수마저 썩은물【고마(자이르) 외신=종합】 르완다를 덮친 대참극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다.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내전은 이미 수십만명의 사상자를 냈고 전화와 학살을 피해 국경을 넘은 수백만명의 르완다난민들은 질병과 기아라는 또다른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 마지막 희망을 걸고 찾아온 자이르 고마시의 난민촌조차 극심한 식량·식수난과 콜레라등 전염병의 창궐로 「저주받은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고마시에서 구호활동을 벌여온 유엔 고등난민판무관실의 레이 윌킨슨대변인은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난민들의 시체를 묻어 주는 것』이라며 절망적인 난민촌 참상을 전하고 있다. 그는 23일 하루동안 전날보다 3배가 넘는 3천명의 시체를 매장했다며 『서방국가들이 즉각 구호작전을 펴지 않으면 또 하나의 「킬링 필드」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난민촌에는 더 이상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별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한 유엔 구호요원은 『콜레라가 무섭게 번져 나가고 있어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헤아린다는 것조차 무의미하다. 돌아서는 순간 또 옆의 사람이 죽어가기 때문』이라고 기막힌 참상을 전했다.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펴는 「국경없는 의사들」측에 의하면 24일 현재 10만여명이 콜레라에 감염됐으며 이들중 대다수가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 희생자는 지금까지 약 7천여명으로 하루 1천여명정도이나 앞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현장을 돌아본 필립 블라지 프랑스보건장관은 『이곳은 인간 종말의 장소』라고 경악했다.
콜레라의 창궐은 오염된 식수가 주범이다. 식수난을 겪고 있는 난민들은 오염된 인근 키부호물을 그대로 먹고 있는데 구호요원들은 『이것은 시체가 썩는 물을 다시 식수로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안타까워한다.
굶주림에 의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 난민촌에는 1인당 5백씩으로 계산할 때 최소한 하루 6백톤의 식량이 필요하지만 지난 14일부터 지금까지 공급된 양은 1백톤에 불과하다.
르완다 참상이 전해지면서 미국등 서방각국은 22일부터 구호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반군인 르완다애국전선의 마지막 대공세가 시작된 지난 14일께부터 자이르 고마시에 몰려든 난민들은 현재까지 1백20만여명. 그러나 지금도 시간당 3천명꼴로 국경을 넘고 있어 서방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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