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착정기·헬기동원 총력/민간업체 레미콘까지 “자구의 휴일”/각계 의료·장비지원… 스님도 한몫 사상 최대의 가뭄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영호남 들녘에는 민·관·군이 한마음이 돼 가뭄극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도랑파기작업에 이미 병력을 지원하고 있는 군부대들은 전방에서 땅굴탐사에 사용하던 대형착정기와 전문병력까지 동원했으며 민간기업체들도 레미콘차량과 불도저 덤프트럭등 각종 장비를 갈증의 현장에 투입, 총력전을 돕고 있다.한 포기의 벼라도 건지려는 가뭄극복 총력전 현장을 가본다.
▷호남지역◁
가뭄피해가 확산되자 군당국은 23일부터 전방에서 땅굴탐사용등으로 사용하던 대형착정기 6대를 화순군 도암면 정천리등 남부지역 일원에 배치했다.
24일 하오3시 화순군 도암면 정천리 마을 앞 들판. 30여명의 군장병들과 마을주민들이 모여 지하수관정 굴착작업에 땀방울을 쏟고 있었다.
요란한 굉음 속에 이틀째 진행된 굴착작업은 이날 지하 1백까지 진행됐다. 장병들은 『25일 하오까지는 암반을 관통, 지하수맥이 위치한 1백5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읍에서 20여 떨어진 산골마을인 도암면은 지금까지 전체 벼 식수면적 4백57중 1백98가 고갈되고 1백31는 아예 물기운이 끊겨 논바닥이 갈라지는등 모두 3백29가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 박영호씨(67)는 『올해 3천여평에 벼농사를 지어 6백여평은 이미 포기했으나 착정기가 들샘을 개발하면 9백여평정도는 다행히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최악의 가뭄속에서도 군부대가 나서서 물줄기 개발을 도와주니 다시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갈수현장에 민간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전남 담양군 동일레미콘 직장민방위대는 레미콘 5대를 동원해 타들어가는 논 1·5에 양수작업을 실시했으며, 해남군 송지농협 직장민방위대는 화물트럭에 물탱크를 적재해 19일부터 20일까지 관내 2개마을에 40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했다.
화순군 남광주컨트리클럽과 곡성군 광주컨트리클럽등 골프장들은 이동식 스프링클러를 밭작물 급수에 활용토록 지원하는 한편 골프장내에 있는 연못을 방류, 인근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 전남지사는 한해현장과 시군 가뭄대책 상황실과의 긴밀한 연락을 위해 20일 휴대폰 10대를 지원한데 이어 21일에는 무선호출기 50대를 도 가뭄대책본부에 지원했다. 전남도 약사회도 가뭄극복 현장에서 작업중 타박상이나 배탈 또는 과로로 발생하는 환자들의 응급치료를 위해 해열제 소화제 지사제 소염진통제 피로회복제 붕대 밴드등 10종이 들어있는 상비약품을 구례 고흥 보성 강진 등 8개군 가뭄대책 읍면 현지지휘소에 보내고 있다.
축협전남도지회는 가뭄에 따른 가축들의 폐사가 잇따르자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25일부터 29일까지 전남대 수의과대학과 산학협동으로 강진군과 보성군지역을 순회하며 한우와 육우를 대상으로 가축무료진료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등 전국 각지로부터의 지원도 잇따라 남원수지농협과 자매결연한 서울 휘경동장등 주민5명이 직접 방문해 양수기 8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영남지역◁
경남도내 가뭄현장 곳곳에도 민간단체, 민방위대와 공무원등이 각종 장비를 동원해 물길을 새로 내 타들어가는 논에 생명수를 공급하고 있다.
경남도청 1백95명의 직원들은 주말인 23일과 24일 김해군 한림면 한나리와 하동군 횡천면 학리 들녘을 찾아 물대기작업을 벌였으며, 진양군 여성단체협의회(회장 강소영)소속 17개단체 임원단 80여명도 음식을 마련해 가뭄지역을 일일이 순회하며 농민과 장병들을 위로했다. 거제군 화익회 박귀자회장(54)도 신현읍등 10개 읍면을 돌며 가뭄극복에 나선 농민 공무원 중장비기사등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작업을 독려했다.
한해극복에 스님들도 동참, 해인사 종성스님등 스님 20여명이 21일부터 합천군 가야면 사촌리에서 주민 40여명과 함께 물대기작업을 벌였다.
경남 양산군 정관면 상곡리 다미원식품(주)은 두부공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확보한 공업용수 2천톤과 지하수 7백여톤을 공장인근 신상봉씨(69)등 38농가의 논 2만여평에 공급, 갈라진 논바닥을 적셔 고사직전에 놓인 벼를 살렸다.
경남도내에는 지금까지 가뭄극복에 민방위대원과 군인, 공무원, 민간단체, 기업등의 45만여명이 지원됐으며 가뭄현장에는 포클레인 2천8백10대 착정기 96대 덤프트럭 3백93대 기타 2천3백49대등 모두 5천6백48대의 중장비가 동원됐다.【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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