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땅의 문학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리 문학의 지난 날을 성찰하고, 우리 문학의 내일에 대하여 토론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경하해 마지 않습니다. 우리 문학사에 뚜렷하게 기록될 이번 모임이 있기까지 우리 사회와 문학이 걸어 온 긴 역정을 생각할 때 그 감회는 더욱 새롭습니다.
우리의 문학은 우리가 살아 온 사회의 표현으로서 언제나 민족의 삶과 궤적을 같이 해 왔습니다. 문학은 저 높은 곳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한 가운데 있어 왔습니다. 때로는 상처받는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시대의 진실을 기록하고 증언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 개개인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어 주었고,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내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 주었습니다.
우리 문학의 진로에 대해 차원 높은 토론이 있을 줄 알고 있습니다만, 지금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 문학의 진솔한 자기 발전을 모색할 때입니다. 우리가 헤쳐 온 역사와, 그 속에서 축적된 생명력을 바탕으로 더 높고, 더 깊은 우리의 문학을 창조해야 할 것입니다.
더 넓은 세계, 더 밝은 미래를 우리의 문학 속에 포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민족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개최되는, 모처럼의 축복받는 모임에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오늘의 모임이 신진과 원로, 지역과 계파를 뛰어 넘어 우리 모두가 마음으로부터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 되고, 우리 문학이 세계 속의 한국문학으로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문학인 여러분의 건필과 한국문학의 무궁한 발전을 거듭 기원합니다.
1994년 7월24일
대통령 김영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