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37도 넘어/“체감 50도이상” 한낮도심 한산/31도 열대야… 한강변 피서인파 중복이자 대서인 23일 서울지방의 수은주가 1943년 이래 최고인 38.2도까지 치솟아 51년만의 무더위를 기록했다. 38.2도는 서울의 7월기온으로는 1907년 기상관측이래 최고기록이다.
이날 상오6시에 28도였던 서울기온은 한낮으로 접어들면서 오르기 시작,12시 35.6도, 하오1시 36.5도, 하오3시 37.1도, 하오 4시 37.7도까지 상승하면서 하오4시15분께 최고인 38.2를 기록했다. 이같은 고온현상은 한밤까지 이어져 밤12시 기온도 31도나 됐다.
한편 전국적으로는 밀양 38.2도를 비롯해 홍천 38도, 충주 37.9도, 의성 37.6도, 부여· 승주· 온양 37.7도, 산청 37.6도, 여천· 금산· 합천 37.5도, 양평 37.2도, 임실 37.1도, 장흥 36.9도등으로 23일째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태풍 월트의 간접영향권에 들어 갈 것으로 예상되는 25일께 무더위가 조금 누그러지겠다』고 예보했다.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3일 서울시민들은 『이렇게 지독한 더위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체감온도가 섭씨50도를 넘어서 도심은 인파와 차량통행까지 뜸해 공동화현상이 일어난 반면 수영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 주말이면 인파로 뒤덮이던 명동 종로 관철동등 도심은 물론 압구정동 삼성동등의 거리도 낮에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올림픽대로, 3·1고가도로등에서는 폭염으로 엔진고장을 일으킨 차량들이 늘어나 곳곳에서 극심한 체증현상을 빚었다. 특히 평소 정체가 심하던 올림픽대로의 경우 에어컨을 과다사용하면서 엔진과열로 고장을 일으켜 견인되는 승용차가 많았다.
이날 무더위가 절정을 이뤘던 하오2시부터 3시간동안 성수대교 동호대교등 한강다리아래서는 20∼30명의 개인택시운전사들이 영업을 중단한채 쉬고 있었다. 운전기사 김영범씨(42·은평구 불광동)는 『이 시간대는 돌아다녀도 손님이 없어 아예 차를 세워놓고 눈을 잠시 붙이러왔다』고 말했다.
해가 진 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자 한강시민공원 9개지구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몰려 새벽까지 강바람에 몸을 식혔다.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는 승용차안에서 에어컨을 켜 놓은채 잠을 자는 시민들도 많았으며, 시민공원으로 밀려드는 차량때문에 거대한 주차장을 이뤄 올림픽대로등의 교통체증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한강시민공원중 가장 규모가 큰 여의도지구에는 20여만명의 시민들이 돗자리와 휴대용 TV·라디오까지 가지고 나와 잔디밭에 누워 잠을 청하거나 취사도구로 음식을 해 먹는 모습이었다.
한강시민공원 관리사업소 직원 4백여명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밤을 새웠으며, 금지된 취사를 하는 시민들과 바가지 업소를 단속하느라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보라매공원 올림픽공원 목동 파리공원 등과 북한산 관악산계곡 등지에도 밤늦게까지 시민들이 몰려 열대야가 지나기를 기다리며 거의 밤을 지새웠다.<최성욱·박희정·염영남기자>최성욱·박희정·염영남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