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에 투표불참 등 감안 “나쁘지만 않다”/지자제·15대총선 연관「각별 신경」「의미축소」미묘 민자당이 대구보선에 대해 별생각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는 폭염이 엄청난 재앙이긴 하지만 대구보선에 관한한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는 계산도 들어간다. 이는 민자당이 날씨와 선거와의 상관관계까지 계산해야 할만큼 대구보선에 다급해져 있다는 얘기도 된다. 대구수성갑의 유권자수는 13만7천명. 휴가와 폭염으로 인한 선거불참등을 고려할 때 투표율은 50%안팎에 불과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예측이다. 게다가 후보는 12명. 유효투표수인 6만∼7만표중 40∼50%인 2만5천∼3만표 정도면 당선권이라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민자당관계자들은 이런 계산과 내부여론조사등을 근거로 대구보선에 승산이 있다고 주장한다. 민자당은 이처럼 날씨까지 유리한 변수로 생각할 정도로 대구선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실 대구보선이 민자당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않다. 지난해 대구동을 보선보다 훨씬 복잡한 구도로 얽혀 있다. 대구동을 선거결과는 단순한 반민자정서의 표현이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반민자정서외에 몰락한 TK인사들에 대한 동정심촉발여부가 민자당을 덤으로 압박하고 있다. 최근 박준규전국회의장이 신민당의 현경자후보를 격려하자 민자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것이 이를 잘말해 준다.
민자당이 이번 선거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내년의 지자제선거 및 다가올 15대총선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로 민자당이 대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구여권인사들이 크게 고무될 가능성이 있다. 박전의장이 주장한 「제3당」등의 움직임을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속단할 수 없는 것이다. 「반민자 비민주」의 틈새를 노리는 정치세력이 등장할 경우 잇단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런 복잡한 계산을 속으로만 해보고 있을 뿐 가능한한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보선의 의미를 최대한 축소시켜 문제의 확산을 막아 보겠다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민자당은 점점 골이 깊어지는 「TK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출신의원들에게 빠짐없이 당직을 주고 이 지역을 배려하는 갖가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효험을 볼지는 민자당도 모른다. 민자당은 중앙당개입자제를 되풀이하며 차분하게 보선에 임하고 있지만 대구보선에 관한한 속이 타고 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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