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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더 방치못해” 체험적 공감/대교협 담화문 발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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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더 방치못해” 체험적 공감/대교협 담화문 발표 배경

입력
199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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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더이상 금 아니다”박총장이 촉매역/공개적·집단적 목소리표명… 파장 커질듯 전국 20개대학 총장들이 23일 박홍 서강대총장의 발언에 대해 체험적 공감을 피력하고 주사파운동과 같은 좌경폭력운동을 뿌리뽑기 위해 공동대응하기로한 것은 총장들의 집단적 목소리찾기로 풀이된다.

  총장들이 학생운동문제에 대해 이처럼 공개적·집단적으로 분명한 의사를 밝히고, 북한에 대해서도 『남한사회를 오해하지 말고 순진한 우리학생을 악용하는 망상적인 대남적화통일전략을 즉시 중지하라』고 촉구한 것은 우리사회 보수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이들에게 박총장의 발언파문이 더 이상 침묵할 수만은 없는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박총장은 그간 전국 1백47개 4년제대학총장들의 협의기구인 대교협총회 등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되풀이해 왔다.「체험적 공감」을 하는 총장들도 막상 학생운동의 좌경화에 대한 분명한 태도나 공통의 입장표명에는 인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김일성이 사망하던 날 전북 무주에서 열렸던 94하계세미나에서 대교협은 박총장의 제안으로 산하에 한시적인 평화통일연구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바 있다.

 당초 이번 모임은 대교협총회와 같은 공식적 차원의 총장모임이 아니라 대교협회장단을 중심으로 한 몇몇 총장들의 간담회 형식으로 마련된 것이었지만, 이날 발표된 담화문의 내용 등으로 볼 때 앞으로 총장들의 실질적 「학원정상화」노력이 관심을 모으게 됐다.총장들은 각 대학이 학사관리를 강화키로 하고 이를 위한 공동학칙제정 등을 위해 대교협이사회를 곧 소집키로 했었다. 또 지난달 남총연학생들의 시위로 피해를 입은 홍익대와 같은 대학에 대해서는 피해공동구제도 모색하기로 했다.

 대학사회에서는 한편으로 학생운동이 분단과 군사독재, 그에 따른 사회구조의 왜곡이라는 현실적 토양에서 배태됐으나, 주사파의 등장처럼 궤도를 이탈한 데는 어쨌든 총장을 비롯한 가르치는 집단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우리 대학의 바른 이념정립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전문대교육협의회도 곧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져 박총장발언파문은 보수·지식인사회에 앞으로 상당기간 파문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하종오기자>

◎대학총장간담회 담화문

 이 시대 젊은이들의 교육을 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우리 대학총장들은 최근 학원사태와 관련해 7월 23일 상오 간담회를 갖고 다음과 같이 의견을 모았다.

 1, 우리 총장일동은 서강대 박홍총장의 발언내용에 체험적으로 공감하며 박총장과 같은 입장에 서서 이 문제에 공동 대응해 갈 것이다.

 2, 적어도 주사파운동과 같은 좌경폭력운동만은 이 사회로부터 뿌리를 뽑아야 하며 이를 위해 계속 공동 노력해 갈 것이다.

 3, 통일과 사상문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내에 설립한 평화통일교육연구위원회를 활성화할 것이다.

 4, 북한은 남한사회를 오해하지 말고 순진한 우리 학생을 악용하는 망상적인 대남적화통일 전략을 즉시 중지하기 바란다.

◎현승일 국민대총장 일문일답/“회의참석자 이심전심 늘어/북 지지는 정신병 마찬가지/총장 주일해보면 수긍할 것”

 대교협 간담회결과를 발표한 현승일국민대총장은 『박홍총장의 발언내용은 총장을 1주일만 해 보면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이번 모임도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공감한 대학총장들이 이심전심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현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간담회는 어떻게 마련됐는가.

 『중앙대 김민하총장이 제안해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전해져 연락가능한 총장들이 모이게 됐다』

 ―언제 연락을 받았는가.

 『22일 하오5시께 홍익대 이면영총장에게서 연락을 받았고, 동국대 민병천총장에게 알려줬다』

 ―예상보다 간담회가 길어졌는데.

 『참석하신 분들이 모두 의견을 개진한 때문이다. 이견은 없었다. 담화문은 뜻밖에 많은 기자들이 찾아와 우리들의 의견을 한 목소리로 알려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발표를 맡은 것은 참석자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려서였다』

 ―박홍총장은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대부분의 총장들이 오래전부터 박총장과 공감대를 이뤄왔다. 지난 8일 무주에서 열린 대교협 세미나에서도 총장들은 학생운동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한 바 있다』

 ―최근 학생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일성·김정일을 지지하는 학생운동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사회까지 파멸시키는 백해무익한 것이다. 학생운동자체를 백안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2천5백만 국민을 노예화한 북한을 지지하는 학생운동은 정신병이나 다름없다.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기차를 세우는등의 안하무인, 무소불위격인 학생운동은 용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총장을 1주일만 해 보면 박총장의 발언내용을 체감할 수 있다』<김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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