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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과 모택동/이성춘 논실위원(일요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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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개석과 모택동/이성춘 논실위원(일요 시론)

입력
1994.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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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포오한 독재자, 범죄자로 국민에게 큰 비극을 안겨줬던 공산비적 모택동이 드디어 사망했습니다. 모의 죽음으로 본토수복의 염원은 앞당겨질 것입니다』 1976년9월9일 모택동주석이 사망했을 때 대만의 관영 중화방송이 보도한 내용이다.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대만정부는 긴급대책회의끝에 공식논평을 내지 않기로 한 대신 관영방송을 통해 비공식논평을 한 것이다. 이날 대만의 유역지들은 『당국이 49년9월2일 국가반난죄로 모에게 내렸던 체포령이 사망으로 실효됐다』고 아울러 보도했다.

 『모든 중국인민의 적이었던 장개석이 드디어 죽었다. 그의 사망으로 대만안에 본토와의 결합을 바라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애국적인 대만인민들은 대만해방과 조국통일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이것은 모가 죽기 1년전인 75년4월5일 장개석총통이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 중국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다. 북경당국은 공식논평을 않는 대신 신화통신을 통해 대만주민들에게 중공과의 통일 운동을 부추겼던 것이다.

 손문이래 현대중국을 이끈 쌍벽인 장개석과 모택동은 이념과 감정적 대립으로 평생 철천지 부구대천의 원수로 일관했다. 중원의 맹주를 꿈꿨던 양인중 장은 죽을 때까지 두차례 국공합작으로 속은데다 공산당에 의해 본토에서 쫓겨난데 대해 체치부심했고 모는 국민당정부의 극심한 실정과 부패로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일제의 침략을 자초했다며 투쟁끝에 대륙을 석권하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두 사람이 대면한 것은 1차 국공합작 때와 18년 후인 45년 8월 중경에서 연정협상 때 만난 것등 딱 두차례였다. 대육이 공산화된 후 이들의 대좌―회담은 서로 「비적」 「역도」로 부르는데다 냉전시대여서 불가능했다. 60연대 홍콩에 있는 중입계 인사들이 비밀리에 정상회담을 몇차례 추진했지만 여지없이 거부됐다.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망은 강탁와 방향은 다르지만 남북한 모두에게 충격속에 파장을 일으켰다. 남쪽의 경우 정가의 조문논쟁, 정부의 입장장고, 주사파등 극렬학생들의 조문주장과 분향소설치소동, 그리고 계속되는 친북활동등이 꼬리를 이어 국민들을 걱정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주목되는 것은 사회와 정부일각, 그리고 극렬학생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조기 내지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승만전대통령이 볼때 김일성은 분단에 이어 남침을 자행한 역적이어서 관계는 바로 장개석―모택동처럼 원수지간이고 박정희전대통령 경우도 김신조일당을 보내 자신을 암살하려 했고 7·4공동성명으로 대화의 문을 열었지만 양측은 경계심만 굳혔으며 특히 북한이 땅굴을 파 정상회담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5∼6공에 대해 김일성은 군사파쇼정권으로 낙인찍고 보안법 철폐와 구속인사 석방, 연방제통일안논의등을 조건부로 내세웠기 때문에 정상회담은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제 김일성의 사망 후 북한이 일단 「연기」를 통고해 왔지만 정상회담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봐야한다. 정상회담은 김일성과 가져야만 의의와 무게를 더할 수 있었다. 6·25남침등 숱한 무력도발등 과거사를 추궁하고 과거핵을 포함한 일체의 핵개발의 포기를 촉구하며 협력을 제의할 수 있는 것이다. 김정일과 회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준비를 시작해야 하고 만일 북한이 국가주석에 원노를 간판으로 내세울 때는 상황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은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북한의 새 체제가 안정, 구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북한으로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김정일체제의 안정일 것이다.

 정부 역시 서둘러야 할것은 우리 내부의 혼선을 수습하는 일이다. 즉 공산주의가 실패, 몰락했음에도 이를 주장하고, 주체사상이 온갖 미화에도 불구하고 김부자체제유지를 위한 도구임에도 이를 신봉하며, 문민정부에 대해 인권탄압과 반민주를 외치면서도 북한의 숨막히는 독재체제와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특히 외세배격을 내세우는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에 간청, 지원을 받아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죄과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매우 잘못된 생각과 작태등은 바로 잡아야 한다.

 남북한이 묵은 감정과 구원 및 핵심현안들이 있다고 최고책임자들이 장개석과 모택동처럼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 불구대천관계이던 중국과 대만이 인내와 아량으로 지금은 자유왕래에다 중요교역국으로 공존공영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은 언젠가는 성사시켜야 하지만 지금은 내부정돈과 함께 김사후북한의 변화를 주시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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