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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의 자기반성/김광덕 기획취재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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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의 자기반성/김광덕 기획취재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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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연의 첫번째 문제는 백화점식 운동방식이다』 『경실연이 체제내로 흡수돼 시민운동단체에서 관변단체로 전락, 형식적 개량에 만족해 하는 정부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1일 하오4시 한국종합전시장 지하 1층에서 열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연)창립 5주년기념 심포지엄에서 경실연 내부인사로 구성된 「창립5주년 평가위」는 시민운동이라는 새로운 사회운동의 영역을 개척한 성과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참석한 4백여 회원들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토론의 주요 논점은 시민운동의 전문성, 민중운동과의 연대, 재정자립문제등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의 최열사무총장은 『경실연은 당초 목표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시민운동을 전문화, 집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경근정무제1차관도 『조직이 비대해진 경실연의 독주적 경향이 전문적 시민운동의 발전을 제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의식개혁운동에 치중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경실연의 서경석사무총장은 『YMCA, 전국연합등 다양한 영역의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많다』면서 『중요한 것은 백화점식 나열 여부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의지를 갖고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서총장은 민중운동과의 연대에 대해 『재야운동이 민주화에 기여한 역사성은 인정하지만 민중운동과의 섣부른 연대는 시민운동을 약화시킨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열린 다과회는 호화스럽지 않았지만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강남의 번듯한 장소에서 행사를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던 경실연관계자의 말이 떠올랐다. 89년 창립이후 덩치와 영향력이 커진 경실연은 이렇게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고 찬사와 비판을 함께 듣는 경우가 많아졌다.

 21일의 행사는 우리나라 시민운동단체가 순수성,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 이제 우리나라 시민운동도 바람직한 모형을 정립할 시기가 됐다는 점등을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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