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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사회당총리의 방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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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사회당총리의 방한(사설)

입력
1994.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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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총리가 오늘 서울에 온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그의 내한은 사회당위원장 출신 총리의 첫 한국방문이라는 점과 북한의 핵의혹에 이은 김일성사망으로 한반도 정세가 아주 유동적인 때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과 함께 일말의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 우선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을 무조건 환영만 하기엔 어딘가 씁쓸함이 따른다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아무리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일본연립정권의 외교 및 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일본사회당」하면 어딘가 거부감을 느낀다.

 이것은 사회당이 그동안 한국을 부인하고 친북한정책을 유지해온데 그 바탕을 두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사회당은 65년에 체결한 한일기본조약까지도 헌법위반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물론 사회당위원장의 한국 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3년 9월 당시 야마하나 사다오(산화정부) 위원장이 한국을 처음 방문해 그동안 뒤틀렸던 한국과의 관계를 바로 잡아가는 한 계기를 마련했었다. 무라야마총리는 이번 기회에 사회당출신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와 사회당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불식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어떠한 말 보다도 한일간의 긴밀한 협조로써만 가능하다. 현재 한반도는 1년이상 끌어온 북한의 핵의혹을 채 떨치기도 전에 김일성의 사망으로 불확실시대를 맞고 있다.

 한반도 안정은 일본의 안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떠올려 한국정부와 손을 잡고 북한핵의 투명성 확보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등 한반도평화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기본입장을 이번 방문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돌출한 행동 및 정책이나 지금까지 사회당이 걸어온 한반도정책의 계속은 한반도의 안정을 해칠 뿐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무라야마총리도 한국을 다녀간 역대 일본총리들처럼 2차대전과 한국강점에 대해 사과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당출신 총리다운 솔직한 발언을 희망하지만 재탕발언 등은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것을 지적해 두고 싶다. 애매모호한 사과발언보다는 차라리 확실한 정책으로 한일간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한차원 높은 한일관계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같은 정신에서 한일간의 걸림돌로 남아있는 정신대 보상문제를 매듭짓기를 바란다. 이 문제가 양국의 현안으로 떠오른지가 언제인가. 무라야마총리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 일본정부의 방침을 한국정부에 통고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문제의 밝은 해결은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앞두고 전쟁의 뒤처리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는 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무라야마총리의 방한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함은 물론 보다 생산적인 한일관계의 형성과 사회당의 한반도 정책변화의 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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