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 겪는 젊은이들의 갈등 풀어내” 『삶의 현장에서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입대하는 젊은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통을 풀어내려고 했습니다』
시집「꽃과 제복」(푸른문화간)은 시로 쓴 자서전이다. 박윤규씨(31)가 육군 사병으로 복무한 기간이 시간순으로 배열돼 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운영이 완전히 군대식이었습니다. 졸업을 하면 의무적으로 5년동안 사병으로 복무하게 돼 있고요. 군대에서 어떤 인간의 전형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시로 썼습니다』
그는 병사의 투지나 용맹보다는 그들의 꿈을 서정으로 표현한다. 「꽃과 제복」이라는 제목도 제복 안에 갇혀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박제된 인간형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몸짓이 육성처럼 들리는 듯하다.
<시월이었다 휴전선이었다 단풍의 감옥이었다 오전 근무 끝나면 보장된 취침도 마다하고 살얼음 밟고 들어가 성내천 가운데서 목욕을 했다(…) 단풍나무 핏방울 잎새 뚝뚝 떨구는 날 한길이 넘는 급류를 건너서 벼랑을 타고 올라 단풍나무 끌어안고 미친 듯이 가지를 흔들며 벌거숭이 눈물을 뿌렸다…> (「시월의 강」 중에서) 시월이었다 휴전선이었다 단풍의 감옥이었다 오전 근무 끝나면 보장된 취침도 마다하고 살얼음 밟고 들어가 성내천 가운데서 목욕을 했다(…) 단풍나무 핏방울 잎새 뚝뚝 떨구는 날 한길이 넘는 급류를 건너서 벼랑을 타고 올라 단풍나무 끌어안고 미친 듯이 가지를 흔들며 벌거숭이 눈물을 뿌렸다…>
『군에서 시를 쓰면서 평생을 문인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제대 후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91년에 등단했다.<이현주기자>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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