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망·주사파·노사문제 돌출/「최악 가뭄」에 국정구상 발목 김영삼대통령이「하계숙제」와 씨름하고 있다. 지난해 같으면 올 하반기는 물론 장기적으로 내년 정국까지를 대비한 올해「하계구상」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게 됐다.
김대통령으로서는 김일성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무산된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남북문제,주사파 대책과 노사분규라는 현안말고도 지금 당장은 가뭄대책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김대통령은 22일 경남 한해지역을 헬기로 방문한 자리에서『오늘이라도 비가 쏟아져 헬기가 아니고 승용차를 이용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장기적인 국정운영 구상을 발목잡고 있는게 바로 가뭄대책이다.
김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여름숙제는 이처럼 가뭄극복인 동시에 하반기 국정운영구상은 바로 이 가뭄대책과도 연결된다. 김대통령에게 가뭄의 슬기로운 극복은 바로 있을 UR비준을 위한 임시국회대책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여권은 어차피 9월 정기국회에 앞서 UR비준을 위한 임시국회를 예정하고 있고 가뭄이 민심을 자극할 경우 임시국회 소집문제에서부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가 있다. 김대통령이 농촌살리기에 온 국민이 힘을 합하자고 호소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대통령은 그대신 눈앞에 닥쳐 있는 3개 지역 보궐선거에는 오히려 초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연설회에 중앙당에서 파견한 연사가 참석하는 것은 위법이 아닌데도 이마저 관여하지 말도록 했다. 중앙당의 관여는 곧 과열을 부르고 과열은 바로 혼탁으로 연결돤다는게 김대통령의 우려라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실 김대통령의 올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은 UR 비준 임시국회와 바로 뒤이은 정기국회, 내년의 지자제 선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우선 하반기에 단행할 시도지사 인사가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이 인사를 앞두고 새로 임명하는 인사를 지자제단체장 선거의 후보로 할 것이냐,한시적인 단체장으로 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하반기 국정구상중에는 여권의 체제개편과 관련해 지난 봄 연기한 민자당 전당대회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김대통령은 UR비준문제와 관련해 김철수상공장관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초대사무총장의 당선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제위상의 제고뿐아니라 국내 UR비준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때문일 것이다. 김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에 있어 중요한 것중의 또 하나가 남북문제이다. 김대통령으로서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은 이유의 시초가 바로 이 문제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이루어졌다면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을 문제들이 가뭄과 함께 김대통령의 하반기를 잡고 있다. 김대통령의 하반기 국정구상은 해결하지 못한「하계과제」들과 연결돼 그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최규식기자>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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