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보다 인물차별화 역점/친목모임 등 빙자 금품요구사례 완전히 사라져/대구수성갑/「전화운동」 강화·개인연설회 대부분 중단상태/운동원부족 후보만 「원맨쇼」/영월·평창/연설회대신 유권자개별접촉 주력/확성기 소음·전화공세 「신종공해」/경주 「8·2보선」이 폭염속에서 9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후보진영은 서서히 되살아나는 선거에 대한 관심속에서 중반전에 접어든 선거전의 기선을 잡기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의 관심은 더위에 밀려 저조하기만 한것같다. 그래도 개정된 선거법이 처음 적용되는 선거인 만큼 화제는 풍성하기만 하다.
▷대구수성갑◁
○…대구수성갑은 과거 선거때만 되면 선거판을 흐리게 만들었던 이른바 「선거철새」들이 대부분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대부터 국회의원선거운동을 해 온 한 유급운동원은 『종전에는 동창회, 조기축구회등 각종 친목모임을 빙자해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으나 이번에는 이같은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대구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후보사무실을 찾아다니며 금품을 요구하는 선거브로커가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아 다행스럽다』면서 『이같은 추세가 선거막판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가 난립한 이곳은 지역개발공약보다 개인이미지 차별화에 역점을 둔 홍보전략이 주로 등장해 이번 선거가 당보다는 개인간의 대결임을 말해주고 있다. 민자당의 정창화후보는 과거 여당의 단골메뉴였던 지역개발공약대신 자신의 이미지부각에 주력, 자신이 3선의 정치경력과 경륜 및 의리를 갖춘 정치인이라는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의 권오선후보 역시 구체적인 공약보다는 『무소속을 제외한 야당국회의원이 단1명도 없는 대구에 이번만큼은 야당국회의원을 배출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신민당의 현경자후보는 시종일관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단순구호를 반복하며 자신을 남편 박철언전의원이 받았다고 주장하는 박해와 연계시키려 하고 있다.이밖에 무소속후보들도 자신의 경력을 특화시켜 가며 「얼굴알리기」차원의 이미지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후보진영은 자원봉사자확보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가까운 친척이나 동문등을 제외하고는 지원자가 거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선관위가 모집한 자원봉사자는 20여명에 불과해 단속과 계도에 차질마저 우려되고 있다.<대구=장현규기자>대구=장현규기자>
▷영월·평창◁
○…영월·평창에서는 사실상 「선거운동원이 없는 선거운동」이 진행되고있다.5명의 후보진영은 각기 1백∼4백명의 자원봉사자를 가동하고 있지만 이중 후보친인척·동문·중앙당파견 당직자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기수후보(민자)의 경우 자발적으로 발로 뛰는 자원봉사자는 4백여명의 「명부상 인원」중 20명안팎에 불과하다. 신민선(민주)·김성용후보(신민)도 고작 20∼30명을 가동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 신민당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조일현의원은 『5명 후보측 자원봉사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선관위감시요원과 보도진의 숫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시장·아파트단지를 누비며 직접 홍보물을 나눠주는 「원맨쇼」를 연출하고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가 농번기의 구인난까지 겹쳐 다른 지역보다 운동원 부족정도가 훨씬 심각하다.
○…농번기에다 폭서속에 가뭄까지 겹쳐 후보진영은 유권자접촉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여론조사를 겸한 「전화유세」를 강화하고있다. 이들은 5∼10명씩의 여성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전화부대를 가동하고 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실수」를 하지 않도록 사전교육까지 시키고 있다.
…개인연설회에 청중이 모이지 않자 신민주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들이 모두 중단한 상태이다. 하루종일 목이 터져라 외쳐봐도 청중수가 1∼2백명이 고작이어서 노력에 비해서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민주후보는 『그래도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성의」를 보이는 것이 낫다』며 부인과 함께 이날까지 35차례의 연설회를 마쳐 대조를 이루었다.
○…각후보진영은 자원봉사자에 대한 「처우」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이들에게 일체의 금품이나 식사를 제공할수 없지만 뿌리깊은 「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이들을 전혀 모른체 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민주후보와 김신민후보측은 선거사무실옆에 공동취사장을 마련,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식사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김민자후보측은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유급운동원들에게도 개인적으로 식사제공조차 한적이 없어 『너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영월=유성식기자>영월=유성식기자>
▷경주◁
○…경주에서는 새로 도입된 개인연설회가 무더위와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후보자들은 선거전략을 대폭수정, 낮시간을 피하고 비교적 선선한 새벽 저녁시간이나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 작전」을 펴고 있다.
매일 아침 약수터와 등산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해 온 민자당의 임진출후보는 22일 상오11시 2일장이 선 북부시장에서 흰운동화차림으로 한차례 개인연설회를 가졌을뿐 나머지 3차례의 개인연설회는 저녁시간으로 미뤘다.
21일 당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정당연설회를 열어 중반 기선잡기에 나선 민주당의 이상두후보도 상오에 중앙시장에서 1차례의 개인연설회를 가졌을뿐 대부분의 시간을 기업체와 상가를 돌며 개별 접촉에 치중했다.
신민당의 최병찬후보와 무소속의 김순규 정상봉 정강주후보도 개인연설용 차량을 준비했지만 더위에 따른 선전효과 감소를 우려해 지금까지 한차례의 개인연설회도 열지 않았다.
○…이번선거부터 개인연설회가 자유화되고 전화를 이용한 유권자접촉이 가능해지면서 아파트단지에 확성기 소음과 전화로 인한 사생활침해등「선거공해」가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아파트밀집지역인 경주시 용강동과 황성동 일대는 개인연설회 때문에 주민들이 선관위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많은 시민들은 후보자들마다 유권자들에 대한 무차별 전화공세를 펴 사생활까지 침해하고 있다며 선관위등에 제재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경주=김호섭기자>경주=김호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