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체제 편입” 문호열어/“원시적 산업구조·정정불안” 서방서 투자외면 캄보디아와 라오스. 동남아 국가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캄보디아는 킬링필드라는 영화를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한 학살극이 벌어졌던 나라로, 혹은 앙코르와트라는 찬란한 불교유적이 있는 나라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이며 라오스 역시 오랜 공산당의 지배로 매우 가난하고 헐벗은 나라로 알려져 있는 것이 고작이다. 사실 이들 두 나라는 최근들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두나라 모두 산업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으며 캄보디아의 경우 아직도 피비린내나는 내전이 끝나지 않아 경제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오지임이 분명한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편집자주>편집자주>
라오스는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태국에 팔아 얻는 수입과 외국항공기의 통과료 수입이 절대적인 외화획득원일 정도로 산업구조가 전근대적이다.
그러나 85년 경제개혁정책인 「라보프마이(신제도)」를 공포, 사유재산권을 인정하는 한편 각종 상품에 대한 통제가격을 철폐하고 외환관리와 이자율을 자율화하는등 시장경제체제로 편입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비효율적인 국영기업을 정리하고 각종 법령을 새로 마련하는등 외국인투자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라오스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금까지 불편한 관계였던 태국에도 문호를 개방했다. 현재 5개 태국은행이 라오스에서 영업중이며 맥주 음료 의류 분야에서도 태국업체의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라오스정부는 지금까지 국가비밀로 분류해왔던 예산과 각종 법령을 공개하는 한편 일반국민들에게 국제전화사용과 외국잡지구독을 허용, 국민의 정보접근을 대폭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개방의 여파로 지금까지 한적하고 고요했던 수도 비엔티안은 현재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가 크게 증가하고 상점에는 각종 외국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라오스 정부통계에 의하면 지난 2년 사이 오토바이는 2배로 늘어났고 수출액도 전년대비 30% 가량 증가했으며 89년 85%나 됐던 물가상승률은 6% 이하로 잡혔다.
라오스의 개방화는 최대 후원자였던 소련의 붕괴와 이웃 베트남의 개방정책에서 자극받았다. 베트남의 성공은 라오스 당국에 더 이상 고립상태를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을 심어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제 막 문을 조금씩 열고 나오는 라오스가 세계적인 개방조류 속에서 얼마 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라오스에 비하면 캄보디아의 경제상황은 암울하다고 해야 할 정도다. 제조업이 국민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고 그나마 섬유 및 식품가공등에 편중되어 있다. 93년 물가상승률은 70%. 92년의 3백%보다는 크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정부군과 크메르루주군 사이의 오랜 내전은 캄보디아의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라오스와 마찬가지로 해외자본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서방측에선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적극적인 투자는 꺼리고 있다. 캄보디아는 향후 경제개발을 위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및 제조업기반 마련에 총 30억달러의 원조가 필요한 형편이지만 미국등 서방측은 불과 10억달러를, 그것도 구두로만 약속했을 뿐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작년초부터 닛쇼이와이(일상암정) 이토추(이등충)등 10여개의 종합상사들이 현지사무실을 차리고 캄보디아의 경제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캄보디아가 태국과 베트남에 이어 향후 10년내 동남아의 마지막 신흥개발국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년부터 연례화된 「캄보디아경제재건회의」가 도쿄에서 개최된 사실도 일본재계가 캄보디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일본기업들은 또 캄보디아가 앞으로 동남아에서 값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마지막 나라의 하나로 보고 이를 이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그동안 일본에 노동력을 제공해왔던 동남아국가들의 임금이 최근들어 오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기업들의 이같은 준비는 우리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결국 캄보디아의 경제는 서방의 지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끌어 들여 경제발전으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프놈펜=강진순기자>프놈펜=강진순기자>
□아시아기동취재반
이백만(경제부기자)
정광철(정치부기자)
강진순(사회부기자)
최규성(사진부기자)
남재국(체육부기자)
황상진(사회부기자)
김철훈(문화1부기자)
이상원(국제부기자)
김광덕(기획취재부기자)
황양준(전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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