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파동 등 현안은 “남의 일”치부/지도부 현장정치도 「면피성」짙어 민주당이 폭염에 축 늘어진 모습이다. 야당의 근성도, 의지도, 웅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처럼 민주화라는 부동의 가치가 존재하지도 않는데다, 새로운 방향감을 찾으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있어 오늘의 민주당은 방황하는 「소외자」수준에 머물고있는 느낌이다.
물론 외형상 활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기택대표와 최고위원들및 중진의원들은 보선현장과 가뭄피해현장을 찾아 현장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겉으로는 민주당이 보선 가뭄 등 당면현안에 적극대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꺼풀만 벗겨보면, 『일단 해보자』는 면피성 분위기만 팽배해있을 뿐이다. 이런 무기력증은 민자당을 비롯, 정치권 전반에 짙게 스며들어 있지만 민주당의 정도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보선지역을 다녀온 당직자들은 『어려워…』라고 지레 한숨부터 쉰다. 「비록 내일 죽더라도 오늘 큰 소리치는」야당의 기개는 찾기 힘들다. 무기력증에 대한 지적은 당외가 아닌 당내에서 더 신랄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조문파동을 겪으면서, 응집력의 상실과 리더십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문파동으로 나라가 들썩거리고 민주당으로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당지도부는 『조문발언 의원들의 견해와 당론은 다르다』고만 되뇌었다. 그 누구도 나서지 않았고 마치 모두가 『남의 일』로 치부하는 듯했다. 조문발언 의원들이 두번, 세번 「조문의 전술적 활용」을 역설, 파장을 증폭시켜도 당지도부는 당사자들을 불러 수위조절을 하는 제스처조차 보이지 않았다.
당이 휘청거리고 있어도 최고위원들은 회의만 끝나면 자신의 사무실로 직행한다. 대신 상당수 최고위원들은 지역순방만큼은 만사를 제쳐두고 나선다. 대의원들을 대거 데리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움직임은 내년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당내 사전선거운동이다. 조문파문 가뭄 보선등의 현안들이 당권경쟁, 최고위원 재선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한 중간당직자는 『중앙당이 사고당부』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대표측은 『대표에게 무게를 실어줘야하는데 최고위원들이 사사건건 견제만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대표가 당의 진로나 현안을 놓고 진지하게 설득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반박한다. 이처럼 당지도부에 원심력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내에는 『이대로 가면 보선과 지자제를 거치면서 만년야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걱정이 팽배해지고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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