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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전주한미대사/“국제사회 대북인내심 필요”(한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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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전주한미대사/“국제사회 대북인내심 필요”(한국 인터뷰)

입력
199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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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김일성 협상노선 따를것/핵·경제지원 동시논의 바람직/김대통령은 형님같은 자세로 김정일만날수도 도널드 그레그전주한미대사(미코리아협회 회장)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일보와 특별회견을 갖고 김일성사망에 따른 한반도정세와 관련, 김일성사후 국제사회는 북한을 위협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레그전대사와의 일문일답.

 ―김일성사망이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김일성이 사망하기전 카터전미대통령을 만나 핵개발 계획을 동결하고 김영삼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그가 사태를 위기국면에서 협상국면으로 돌려 놓았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누가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당분간 김일성이 정해놓은 방향을 따라 갈 것이다. 그가 한달만 일찍 죽었더라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체제가 어떻게 변화하리라고 보는지.

 『우리는 김정일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와는 크게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권력이양은 과거 한국역사에서 보듯 매우 힘든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여타 공산세계에서도 아들이 아버지를 대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따라서 김정일은 앞으로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카리스마도 없고 외국인과의 만남에도 익숙하지 않다. 그는 영화 만들기를 좋아하는등 아버지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이것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위협해서는 안되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하지만 북한에 핵개발대신 함께 경제개발을 추진하자고 제의해야 한다』

 ―김정일에 대해 「광기서린 테러리스트」 「미국과 관계개선을 원하는 인물」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자보다 후자일 것으로 추측한다. 미국 역사에서 한가지 좋은 예를 들고 싶다. 쿠바미사일 위기때 케네디대통령은 흐루시초프소련공산당서기장으로부터 두통의 편지를 받았다. 하나는 아주 강경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매우 융통성 있는 것이었다. 케네디는 강경한 편지를 무시하고 융통성있는 편지에 답장을 보냈다. 김정일이 외부세계와 관계개선에 관심이 있다는 전제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방심해서는 안된다』

 ―김정일체제하에서의 북미협상 전망은. 클린턴미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옳은가.

 『클린턴정부가 핵개발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지원에 대해서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있다. 핵문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핵문제와 경제지원 문제를 동시에 논의하는 것이 대화를 성공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카터전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전까지 클린턴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핵문제에만 매달린 비효율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카터 방북후 그의 정책은 효과적이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이 북미관계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에도 촉매역할을 할것으로 보는지, 또 김영삼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은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에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그의 방북이 사태진전에 큰 도움을 준것은 사실이다. 김대통령이 카터대통령  방북후 아무 조건없이 남북정상회담에 선뜻 응한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다. 앞으로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만남자체로도 큰 의의가 있다.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김대통령은 형님같은 자세로 김정일을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의 대북 정잭 입안자에게 들려줄 충고가 있다면.

 『서울과 워싱턴은 항상 밀접한 대화채널을 유지해야 한다. 북한은 언제나 양측을 떼어놓기 위해 이간질을 해왔다. 한국정부로 하여금 미국과 북한이 뭔가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된다』

 ―김일성사망후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중국의 역할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중국이 매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사망했을 때 김일성은 크게 걱정했다. 그때 중국은 김일성에게 중국식 모델을 따르면 괜찮다고 충고했다. 김정일이 불안을 느낄때 중국이 그런 조언을 해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김정일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확실하지가 않다』<대담=김수종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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