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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현장 당인사 못가게 지시”/김대통령,출입기자와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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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현장 당인사 못가게 지시”/김대통령,출입기자와 간담회

입력
1994.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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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분규에 “여러번 얘기한대로” 단호 확인/“경제성장 호조”… 대북관련질문엔 노코멘트 김영삼대통령은 21일 낮 12시부터 1시간 5분동안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김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의 간담회는 지난달 러시아 및 우즈베키스탄공화국 방문때 타슈켄트에서 있었던 이래 한달반만의 일인데다 김일성사망후의 남북관계와 주사파문제, 노사분규등 현안이 많아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견해에 관심과 기대가 몰렸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오늘은 여러분의 얘기를 주로 듣고 싶다』고 말한 뒤 김일성의 과거평가와 김정일체제와의 남북정상회담문제등 남북관계, 주사파 및 노사분규대책등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그대신 김대통령은 가뭄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전국민의 합심노력을 호소하고 언론의 협조를 당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내달에 있을 세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법을 엄정하게 집행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대통령이 남북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한 것은 김일성의 과거 평가와 남북대화는 별개라는 정부의 기본원칙을 이영덕총리를 통해 밝혔고 이에 따라 김일성의 전쟁책임을 입증하는 러시아외무부의 6·25관련문서도 공개됐으므로 대통령이 다시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남북관계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인 것 같다. 김대통령은 『김일성의 과거에 대한 평가는』 『김정일체제를 어떻게 보는가』 『김정일의 건강이 나쁜 것 같다』 『남북정상회담 전망은』등의 질문에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대답하고 오히려 그 문제에 대해 기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김대통령은 또 남북문제와는 달리 최근 며칠간 직접 강경조치를 강조한 주사파와 노사분규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얘기를 자주 하면 재미가 없다』며 『여러번 얘기한 대로다』고만 대답해 강력조치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정말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가뭄극복을 위한 전국민의 단합이었다. 김대통령은 『세계적 이상기후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 인도등도 한해를 겪고 있다』며 『농촌을 살리기 위해 온 국민이 나서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갈라진 논은 대개 천수답으로 얼마 되지 않는데 언론이 이런 논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니까 국민들은 우리 농촌이 망한 것처럼 생각한다』며 『일본 TV가 다른 가뭄피해 보도없이 「오늘의 제한급수지역」만 알리는 것을 보고 부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일본의 동경제철이 용수난으로 조업을 중단했고 기린맥주도 20% 감량생산을 하고 있으며 동경도는 도민들에게 1일 10%씩 물을 적게 써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한급수와 제한송전을 하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대통령은 『정부는 가뭄극복을 위해 총동원령을 내렸으니 비가 오도록 여러분도 기도해 달라』며 『온국민이 마음을 함께 해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무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보궐선거문제와 관련, 『오늘도 김종비민자당대표에게 「중앙당은 물론 인근 지구당위원장도 현지에 가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며 『중앙에서 누가 가면 찍을 것이라고 국민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엄정한 선거관리를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경제문제에 대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억제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역량 세계 12위도 올해가 지나면 조금 더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김일성사망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정보부재에 대해 『세계의 어느 정보기관도 김일성의 사망을 완벽하게 몰랐다』며 『북한의 체제자체가 묘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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