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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강 좌경·폭력 불용/김 대통령 잇단 강경발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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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강 좌경·폭력 불용/김 대통령 잇단 강경발언 배경

입력
199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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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노사분규 비난여론 바탕/김 사망후 북태도 불변도 대처 김영삼대통령이 극렬좌경학생운동세력과 일각의 연례화된 노사분규에 대해 「강경조치」를 거듭 밝히고 있다. 김대통령의 계속되는 단호한 대처 발언은 때마침 김일성사망후 우리사회에 조문파문등의 혼선이 제기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등에 대해 인식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대통령은 18일 대학총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제 무차별적인 폭력과 낡아빠진 공산주의 이념을 맹종하는 학생들에까지 관용을 베풀 수는 없다』며 『국가기강차원에서 단호하게 조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19일 민자당초재선의원들과의 만찬에서도 주사파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척결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이에 대한 나의 의지는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사안의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19일의 국정평가보고회에서 일부 대기업의 노사분규에 대해서도 『몇곳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선 주사파학생들에 대한 김대통령의 단호한 척결의지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모든 일에는 계기와 여건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사망후 각 대학에 김일성의 사망을 애도하고 조문을 주장하는 대자보가 나붙고 분향소까지 설치되는등 일부 좌경학생운동세력의 「실체」를 알려주는 근거들이 속속 드러나자 국민들사이에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합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김대통령이 주사파에 대해 『국민의 동의도 없는 극소수』라고 지칭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또 박홍서강대총장이 『주사파의 최종배후에는 김정일이 있고 이들은 팩시밀리를 통해 북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폭로한데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환영하고 있음을 볼 때 이 고위관계자의 말은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잇달아 강경대처 발언을 한데는 김일성사망후 정부가 김일성의 과거에 대한 평가를 한동안 유보하자 『정부가 지나치게 남북정상회담에 연연하는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던 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김일성사망후 북한이 불안해 하며 남쪽의 행동에 과민반응을 보일 것을 우려해 자극을 주지 않으려 한것은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남북정상회담때문에 정부가 할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김대통령의 발언에는 이같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김일성사망후에도 전혀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가 북한 후계체제의 조기안정을 바라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북이 조문문제를 걸어 김대통령과 우리정부를 과거와 똑같은 목소리로 비방하고 나서는 것을 보고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대기업 노사분규를 보는 김대통령의 시각이 지난해의 「노사 양측의 책임론」에서 근로자 책임쪽으로 바뀐 인상을 주는데 대해 『현재의 노사분규는 정치투쟁의 성격』이라며 『연례화된 이같은 노사분규도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데 국민들의 인식이 일치해 있을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볼 때 김대통령은 김일성사망후 정부의 책임론까지 제기되었던 우리사회의 이념적 혼선과 「느슨함」을 특유의 「강경발언」을 통해 정리하려 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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