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불청객 태풍이 올해는 가뭄을 구해줄 수 있는 「구원군」으로 기다려진다. 기상청도 태풍을 기다리는 눈치를 숨기지 않는다. 장마가 일찌감치 꼬리내린 마당에 쩍쩍 갈라지는 땅을 적시고 더위를 누그러뜨려 줄 것은 태풍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올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인한 재해보다 당장의 가뭄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상청은 물론 농민들조차도 우리나라를 비켜갈 것으로 관측되는 7호태풍 월트(WALT)가 진로를 바꾸어 비를 가져다 주기 바랄 정도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여름동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균 2개정도.
태풍이 우리나라를 거쳐가게 되면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 반까지 영향이 미친다. 비바람을 동반하는 태풍은 성질과 중심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일 최대 강우량 5백 이상의 초대형도 있고 1백 미만의 소형도 있다.
기상청은 가뭄해소에는 2백이상의 비가 내려야하므로 적어도 1백이상의 강우대를 품은 태풍이 2개정도는 찾아와야 한다고 계산하고 있다.
올들어 발생한 태풍은 모두 9개. 그 가운데 1호태풍 오언(OWEN)을 비롯해 4호태풍까지는 7월전에 발생했다 바로 소멸했고, 5호태풍 팀(TIM)이 지난 8일 필리핀 동쪽해상에서 발생, 대만을 거쳐 중국쪽으로 빠져나갔다. 6호태풍 배네사(VANESSA)도 필리핀 서쪽해상에서 생겨났다가 동중국해에서 끝났다.
현재는 일본 오키나와 동남쪽 8백해상에 있는 7호태풍 월트가 북동진 중이나 우리나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30년간의 통계수치를 보면 지금부터 8월말까지 적어도 7∼8개의 태풍이 생겨 이 가운데 2개정도는 우리나라를 지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관계자는 『오죽하면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해서 엄습해 오는 태풍을 기다리겠느냐』며 『이제라도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가고 시원한 비가 쏟아졌으면 한이 없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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