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로 뒤덮인 도시”… 경찰 등 경비삼엄/북방송 “제비와 기러기떼도 오열” 선전○정오부터 녹음보도
○…김일성장례식이 열린 19일 평양시내 연도와 고층 건물에는 검은 띠를 매단 조기가 게양돼 도시 전체가 조기로 뒤덮인 듯했다. 북한은 김일성 장례식을 생중계하지않고 이날 정오부터 녹음실황으로 보도했다.
북한방송들은 이날 정오 시보와 함께 울먹이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청취자 여러분, 청취자 여러분, 지금으로부터 김일성 수령의 장례식 실황을 보내드리겠습니다』며 금수산 의사당을 연결해 중계방송을 시작했다.
북한방송들은 이날 운구행렬이 통과한 평양시가지에 2백만 인파가 나와 통곡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방송보도에 의하면 영결식이 거행된 주석궁 앞에는 인민군 군기종대와 육·해·공군 명예위병대가 정렬했고 지붕에는 조기를 게양했다.
수정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일성의 시신앞에는 공화국영웅메달과 노력영웅메달등 생전에 그가 받은 각종 훈장과 메달들이 놓여있었고 역시 육·해·공군 명예위병대가 시신의 좌우에 배치됐다.
시신옆에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일」명의의 화환이 노동당 중앙위원회,노동당 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중앙인민위원회, 정무원등 각 기관의 화환과 함께 놓여있었다.
김정일은 당·정·군 간부들을 대동한 채 식장에 들어서 곧바로 김일성시신앞으로 이동,조곡이 연주되는 가운데 묵도했다고 북한방송들은 보도했다.
○…일본 TV방송들은 이날 하오3시10분께 북한으로부터 장례행사 영상을 위성을 통해 수신, 방영했다. 이 영상에 의하면 흰 국화로 지붕과 차뒷유리창을 뒤덮은 리무진위에 김일성의 관이 북한국기인 인공기가 아닌 붉은 조선노동당기로 덮인 채 실려있었다. 관을 실은 검은색 리무진은 육·해·공군 군악대와 사열대앞을 천천히 통과했고 주석궁앞 계단위에 깔린 붉은 주단위에는 김정일과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이 꼿꼿이 선채 차를 배웅했다. 또 이 영상에는 김정일의 계모인 김성애가 연형묵과 같은 줄에 서서 묵도를 올리는 모습도 나타나 있었다.
○승용차백여대 뒤따라
○…운구행렬이 평양시내에 들어서자 50여대의 오토바이가 V자형태로 인도했다. 1백가량의 행렬 맨앞에선 역시 흰 국화로 장식된 김일성의 대형초상화를 지붕위에 세운 검은색 벤츠가 선도했고 대형조화를 매단 승용차가 뒤를 이었다. 특히 영구차 주변은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6대의 지프에 분승, 호위했으며 차 뒤를 1백여대의 고급승용차가 줄을 지어 따랐다.
운구행렬은 주석궁을 출발, 만수대거리를 거쳐 인민문화궁전과 평양실내체육관이 있는 천리마거리로 행진했다. 영구차는 시속 20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행진했는데 트럭을 타고 함께 이동하는 군악대는 계속 장중한 음악을 연주했다.
도로는 차량통행을 일체 금지시켜 텅비어 있었으며 가로변에는 경찰로 보이는 제복의 남자들이 10여 간격으로 늘어서 주민들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북한주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으며 자신의 가슴을 치고 주변사람들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남녀 아나운서들은 『불쌍한 인민을 남겨둔채로 떠나시면 어떻게 하란 말씀인가요』라며 내내 흐느끼며 방송을 했다. 그들은 또 『슬픔을 거두고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를 떠받들고 계속 혁명을 위해 나가겠습니다』 『강철의 영장 김정일장군을 따라 나가는 것만이 위대한 수령을 영원히 모시는 길입니다』라고 말했다.
○…김일성의 사망 당일 백두산의 기상현상과 잠자리떼 출현을 「조문의식」으로 미화 보도한 바 있는 북한은 장례식 당일인 이날에도 『제비와 기러기들이 김일성동상에 날아 와 조문했다』고 주장했다.
내외통신에 의하면 평남 성천군에서는 지난 17일 김일성동상에 날아온 세 마리의 기러기가 울음소리를 내며 하늘을 맴돌다가 동상주위를 세 바퀴 돌고 날아갔다고 중앙방송이 보도했다.
또 같은날 낮 평양 만수대언덕에는 수많은 제비떼가 나타나 어두워질때까지 동상 주변을 날아다녔으며 지난 13일 남포직할시의 한 학교 교실에는 제비 한마리가 날아들어 김일성초상화 앞에 앉아 10분간 「오열」하고 5분간 「묵도」하다가 날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함경북도 은성군과 선봉군에서도 내리던 폭우가 갑자기 멎고 쌍무지개가 뜨는 등 기상이변이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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