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정말 불가사의의 땅인가. 김일성이 살아 있을 때도 그랬지만 죽은 뒤에도 마찬가지다. 왕조시대도 아닌 민주화시대에서 부자세습 자체부터가 웃기는 일이지만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사망후 장례식까지의 열흘동안만 돌아 봐도 그렇다. ◆우선 죽은 지 34시간만에 발표된 것부터가 수상쩍었다. 과거 다른 공산국가에서도 수뇌의 사후뒤늦은 발표가 있긴 했지만 하루를 더 넘긴 일은 없었다. 더욱 기이한 것은 장례식을 돌연 연기한 일이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슨 천재지변이라도 난다면 몰라도 그 외에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이유가 어떻든 연기를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은 달랐다. 설마 아들이 아버지의 장례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속셈은 아니었겠지. ◆장례식날 평양시가에 나타난 탱크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김정일반대 쿠데타에 대비한 것인가. 아니면 광적인 애도 군중들의 조문행위가 엉뚱한 방향으로 번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인가. 장례식의 시간이나 장소가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상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조문사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가 며칠 안가 환영한다고 뒤집은 사연은 알만하다. 남한에서 조문 파동이 일어나니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였다. 조문길을 막는다고 김영삼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어버이 수령은 죽어도 그들의 상투적 대남선전수법은 불변임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기인들의 기항이 판치는 북한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 그렇다고 마냥 내버려둘 수도 없다. 참고 기다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상중에 실종된 핵문제는 어디쯤 가버렸을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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