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김영삼대통령과 전국 14개 대학 총장들의 오찬에서 서강대 박홍총장은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한된 숫자이긴 하지만 주사파와 「우리식 사회주의」가 대학에 깊이 침투해 있으며 그들은 완전히 김정일이 장악하고 있다. 주사파뒤에는 사노맹, 사노맹뒤에는 북한의 사노청, 사노청뒤에는 김정일이 있다. 북한은 남한의 대학안에 테러조직등 무서운 조직을 만들어 놓았고 학생들은 팩시밀리로 북한의 지시를 받고 있다. 다음 학기에는 우루과이라운드 비준 반대와 미군기지 반납 서명운동을 벌이라는 북한의 지시가 이미 내려와 있다. 나는 그 증거를 갖고 있다…』
그의 발언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짐작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지만, 대학총장의 입을 통해 그같은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삼 충격을 받고 있다. 박총장은 19일 중앙일보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거듭하면서 『북한 지령의 통로는 북한의 노동신문이며, 해외 6개지역에 있는 북한의 범민련 본부에서 팩시밀리를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지령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진 증거들이 확실하다면, 그의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대학총장들은 지금까지 학생운동의 진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기피해 왔다. 학생들이 민주화 투쟁을 하던 시절에도 그랬고, 주사파가 득세하고 있을때도 그랬다. 그들은 「폭탄」옆에 있으면서 그것이 폭탄이라고 사회에 알려주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그들은 국민이 학생운동을 바로 이해하도록 하는 일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
김일성 분향소가 교내에서 발견돼 국민을 경악케했던 전남대의 최한선총장은그날 오찬에서 『학생들이 분향소까지 설치했다는 사실에 교수들이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제는 교수들이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교수들의 그같은 각오는 만시지탄이 있으나 크게 환영할 만하다.
온 세계의 양식있는 이들이 고개를 돌려버린 인물 김일성과 이미 폐기처분된 이론 주체사상을 끌어안고 제자들이 시대착오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 그것을 말려야 할 일차적인 책임은 교수들에게 있다. 이념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그같은 무의미한 투쟁으로 진로를 망치고 있는 젊은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스승의 도리가 아니다.
이제 교수들은 분명히 말해야 한다. 제2·제3의 박홍총장이 계속 나와야 한다. 이미 잘못된 노선으로 가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물론 앞으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교수들은 공개적으로 진실을 말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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