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저달러) 저금리 저유가로 구성된 신3저가 흔들린지 몇개월째가 된다. 이 세가지 변수는 한국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매우 결정적인 외부환경요인이기 때문에 이것이 흔들리면 그만큼 경제 전체에 깊은 주름살이 생긴다. 모처럼 잘 돼 가려는 경제가 힘센 외부복병을 만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쉽게 만나기 힘든 신3저의 순풍을 제대로 활용도 못해 보고 다른 역풍에 부딪쳐야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새로 등장하고 있는 이 역풍의 정체에 관해 일부 경제연구기관이 「신3고」로 규정,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엔고와 고금리 고유가를 한데 묶어 신3고라고 한 모양인데 고금리와 고유가는 쉽게 이해가 가지만 엔고를 신3고에 포함시키는 건 도무지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 엔고가 신3저의 핵심이었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과거 80년대에 1달러당 2백50엔안팎이던 엔화환율이 1백40엔선으로 내려가더니(1차 엔고시기) 최근엔 드디어 1백엔대를 돌파,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일본에서는 이 두자리수 환율을 「슈퍼 엔고」라고 칭하고 있다.
신3저의 핵심이었던 이 엔고가 갑자기 정반대로 신3고의 핵심으로 돌변했다. 동일한 현상이 한 때는 이쪽 편이더니 지금은 반대되는 역할을 하는 쪽에 포함됐다. 단층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가 없고 복층사고능력을 갖춘 수준에서만 인식할 수 있는 경제적 마술인가. 신3고를 말하는 사람들은 엔고가 우리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안긴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각종 설비들을 동남아등으로 이전, 상품을 생산해 우리 상품의 경쟁력에 치명타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해외차입금 상환부담을 단번에 몇억달러씩 늘린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것은 새삼스러운게 아니다. 이것은 엔고가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부정적인 측면에 불과하다. 엔고의 반대는 엔저다. 엔화가치가 엔저로 바뀔 경우 우리 경제는 자동차 가전 조선 철강뿐만이 아니라 반도체조차도 휘청거린다. 수출회복을 주도하는 산업을 포함해 우리 상품의 경쟁력에 「싹쓸이현상」이 벌어질 지경이다. 엔고의 부작용은 엔저의 파괴력에 비하면 여전히 순풍쪽이다.
일부에서의 허술한 3박자 맞추기식 조어과정에서 엔고를 신3고로 집어넣은 것은 모순이다. 차라리 2고1저나, 엔고를 빼고 국제원자재가격을 넣어 신3고로 하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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