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통치방향」언급 가능성/장의위원 서열변화 드러날듯 19일 치러질 김일성의 장례식이 외부세계의 관심을 끌고있다. 북한이 신격화, 우상화 해온 절대권력자의 장례를 어떻게 치를 것인지 전혀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고있을 뿐더러 전례도 없는 일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히 김일성사후 북한의 권력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장례식을 통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돼 김일성 장례는 단순한「행사」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일성 장례식의 모습은 대체로 중국 소련등 과거 공산주의 종주국의 사례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특히 김일성의 사후처리가 지난 76년 중국 모택동 사망당시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장례식을 이틀 연기했지만 당초에는 10일장을 치를 예정이었다. 모택동의 경우도 10일장이었다. 두사람 모두 만82세에 사망했다. 무엇보다 두사람은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한 뒤 절대권력을 누린 인물이었다.
모의 경우 사망 16시간만에 사망사실이 발표됐고 김은 34시간만에 발표됐다. 시신이 공개된 시점도 비슷하다. 두사람 모두 사망한지 사흘만에 보도매체를 통해 시신이 외부에 공개됐다. 모택동 사망당시도 장례식때 외국조문객을 받 지 않았다. 이러한 유사점 외에 양국의 일반정서가 비슷할뿐더러 가장 가까운 혈맹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장례식및 그 이후 상황의 유사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김일성 장례식은 평양중심가의 김일성광장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모택동 사망시 장례식장인 천안문광장에 모였던 군중이 1백만명 정도였다. 북한의 경우도 그 이상의 군중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례식은 상오 10시에 시작 할 가능성이 크다.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 안치된 김일성시신은 영구차로 장례식장까지 운구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중 북한전주민이 평양을 향해 3분간 묵념하는 순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문제전문가들은 김일성 장례식을 통해 북한의 재편된 권력서열이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북한은 이미 2백73명의 장의위원명단을 발표했지만 장례식에서 그간의 변동사항과 정확한 서열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장례식연기가 권력승계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망공표당일 발표한 장의위원명단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장의위원장인 김정일이 어떤 언급을 할 것인가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김정일이 상주인데다 평소 대중연설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점때문에 직접 추도사를 낭독하게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모택동사망시 장의위원장인 화국봉이 추도사를 읽었고 이어 권력을 승계한 사실에 비춰볼 때 김정일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일이 추도사를 낭독할 경우 그 내용은『김일성의 유업을 이어나가자』는 식의 원론적 내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북한의 통치방향을 예측케하는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미 일본등 서방언론은 김정일의 언급내용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나섰다.
한편 장례식후 김일성의 시신은 레닌 모택동 호지명등 다른 공산주의국가 지도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속 보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신 보존장소는 현재의 금수산의사당이나 평양교외 단군능근처의 김일성기념관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 시신안치용 지하보존실을 만들기 위해 건축전문가와 호위총국요원등을 중국에 파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념관 건립을 위해 홍콩에서 30만달러 상당의 자재를 들여와 지난해 공사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있다. 따라서 시신을 일시적으로 금수산의사당에 안치하더라도 결국 일반인에 공개하기 위해 기념관으로 옮기게 될 공산이 크다. 북한은 시신보존여부에 대해서도 장례식직후 대외공표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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