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바닥 백여곳 파도 안나와/전체논 30% “거북등”… 농민 하늘만 볼뿐 농심도 농작물도 목이 탄다.
극심한 가뭄속에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18일째 계속되면서 경남지방 곡창지대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가운데 논바닥은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밭작물은 뙤약볕에 타들어 가고 있다.
중부경남의 곡창인 경남 고성군 마암면 도전마을 들녘에서는 18일 애타게 물줄기를 찾는 농민들이 한낮의 불볕더위를 무릅쓰고 포클레인을 동원, 메마른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농민들은 하루 15만∼30만원에 포클레인 굴착기 등 중장비를 빌려 마을앞 들을 지나는 마암천 바닥을 파고 있으나 이미 1백여군데 이상을 파헤친 강바닥마저 바싹 말라들어 물줄기는 좀체 드러나지 않았다. 당항만에 가까운 이곳과 하일면 동해면 일대는 길이 10의 마암천이 유일한 젖줄이다. 지하수는 소금기가 섞여 있어 퍼 올려도 논에 댈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부근의 논 10여는 바닥이 온통 갈라진 채 농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고성군이 18일 집계한 가뭄피해면적은 전체 논 8천1백의 30%인 2천3백57와 밭 1백20. 이중 마암면 도전, 구만면 화림, 동해면 외산, 거류면 신용리의 논 23는 논바닥의 균열현상과 함께 벼가 말라 비틀어지는 위조(위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밭작물도 콩은 잎이 마르면서 타들어가고 있고 수확기를 앞둔 고추도 열매가 끝에서부터 말라 비틀어지고 있어 수확을 기대하기 글렀다. 고사상태에 이른 3천가량의 밭작물은 2∼3일안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형편이다.
고성군일대 저수율은 18일 현재 16.3%로 2백16개의 저수지중 1백44곳이 고갈됐다. 나머지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 용수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마암면의 경우 전체 19개 저수지중 16개가 고갈됐으며 나머지도 저수율 9%에 불과하다. 회화면도 17개 저수지중 15개가 고갈됐다.
고성군 회화면 도전리 이장 배광열씨(50)는 『조상대대로 농사를 지어오고 있지만 올같은 가뭄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2∼3일내로 비가 오지 않으면 벼농사도 망칠 지경이다』고 말했다.
고성군 농촌지도소 식량작물계장 이진숙씨(49)는 『궁여지책으로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헌비닐과 헝겊 등을 논밭에 덮어주도록 당부하고 있으나 속수무책』이라고 안타까워했다.<고성=이동열기자>고성=이동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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