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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문 열어둔채 경색」국면/남북관계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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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문 열어둔채 경색」국면/남북관계 어떻게 되나

입력
199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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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 입지 좁아져 대좌 늦춰질듯/정상회담도 5∼6개월후나 가능 우리내부의 조문파문과 이를 이용한 북한의 대남비방및 교란,그리고 18일 정부의 김일성평가는 남북관계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사망후 최근 남북간에 있었던 일련의 사안들이 당장 남북사이에 첨예한 긴장까지는 아니라해도 일정기간 경색국면은 조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이영덕국무총리의 발언을 통해 김일성의 과거를 평가하면서도 조심스런 접근법을 씀으로써 대화를 통한 남북문제 해결이란 기조를 잃지않으려 했다고 할 수 있다. 북한도 최근 우리정부의 김일성조문 불허방침을 비난하면서 북한당국이 아닌 외곽단체등의 입을 빌리는 간접화법을 사용하는 태도를 보인게 사실이다.

 따라서 남북쌍방 모두 다시 마주 앉아야 할 대화의 상대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남북양쪽에 문제해결 자세에 있어 당분간 소극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도했든,결과적이든 남북모두 입지가 좁아진 상태이다.

 특히 우리정부는 김일성사망후 정상회담문제등 남북대화에 있어 주도권을 쥐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조문파문에 직면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김일성사망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을 밝힌 것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총리의 발언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남북대화는 일시적인 공방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며 당장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다소의 경색국면을 보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남북대화가 장기간 물건너 가는 식의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현시점에서는 조문문제등과 관련해 대남비방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후계체제를 굳힌 뒤에는 권력을 굳히기 위해 대화를 활용하려 들 것으로 보는 분석도 깔려 있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계속 유효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최근 진행되는 남북상황으로 보아 가까운 시일내에 성사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김일성과의 정상회담과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은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정부내에서 더 세를 얻은 듯하다.

 북쪽의 새체제가 안정을 이루려면 적어도 5∼6개월은 걸릴 것이므로 그 때쯤 남북 모두 정상회담 필요성을 느껴 접촉에 나선다해도 결국 정상회담은 빨라야 올해 말에 가능할 것이고 사실 그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정부가 정상회담에 대해 당초의 적극자세에서 다소 소극적인 자세로 돌면서 빠르면 이달말부터 재개될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과 남북정상회담과의 관계에 대한 전략도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김일성사망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열릴 예정이던 북미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이 상호보완관계에 있으며 남북대화가 잘 되어야 북미회담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는 북한 핵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국측에 요청할 사항이 더 많아질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북미회담에서도 진행속도를 조절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문제 해결이 급선무인 미국의 조바심을 자극해 모든 문제를 이 회담을 통해 해결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얘기이다.

 이렇게 볼 때도 남북대화는 당초 예상보다도 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크다.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이 장기지연될 것에 대비한 대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분석에 따른 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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