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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몽키」(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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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몽키」(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61)

입력
199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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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원숭이와 소녀의 우정/“가족간 사랑·이해담아” 호평/방학맞아 자녀와 함께 볼만 부모들이 방학을 맞은 어린 자녀들과 함께 극장을 찾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9살난 소녀와 온갖 재주를 부릴줄 아는 원숭이와의 우정을 그린 「다저스 몽키」(MONKY TROUBLE). 한국에서도 지난주말 개봉된 이 영화는 소품이긴 하지만 모험과 웃음이 있고 가족간의 사랑과 이해가 담긴데다 아이들에게는 책임감과 정직함의 중요성까지 가르치고 있어 온가족이 마음 편히 즐길수 있는 영화다. 미국에서는 3월 하순에 개봉돼 지금까지 전국에서 상영되고 있는데 (총 흥행수입 1천7백만달러) 작은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등 굴지의 신문들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영화의 주인공은 카푸친원숭이(남미산 꼬리말이 원숭이). 손가락을 뜻하는 핑거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원숭이의 주인은 긴머리에 반질반질하게 기름을 칠하고 금니에 뻐드렁니를 한 집시사기꾼 애즈로(하비 카이텔). 애즈로는 핑거스에게 소매치기하는 법을 가르쳐(그래서 이름이 핑거스다) 그걸로 먹고사는 철면피다. 애즈로가 자기를 사납게 다루는 것을 피해 달아난 핑거스가 국민학생 에바(토라 버치)와 만나면서 원숭이재주와 쫓고 쫓기는 모험 그리고 소녀와 원숭이간의 우정이 펼쳐진다.

 이혼하고 재혼한 어머니가 갓난 아들에게만 정을 쏟아 섭섭한 에바와 가출한 핑거스는 동병상련하는 셈인데 에바는 핑거스의 이름을 다저(LA프로야구팀 다저스)로 지어준뒤 깊은 정을 쏟는다. 그런데 다저가 배운 도둑질을 못잊어 틈만 나면 물건을 훔치는 바람에 에바의 입장이 난처해진다.

 진짜 이름이 핀스터인 원숭이가 인간 뺨치는 명연기(돈만 많이 받고 연기는 못하는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줄리아 로버츠가 사사해야할 정도)를 하는데 토라 버치와 하비 카이텔이 이에 질세라 원숭이 못지않은 좋은 연기를 한다. 원숭이가 소매치기하는 것만큼이나 이색적인 것이 카이텔이 아이들영화에 나온것. 명연기자이긴 하지만 생김새가 우락부락한데다 무겁고 흉측한 역의 단골이어서 아이들이 보면 달아날 배우인데 이번에는 퉁명스러우면서도 광대처럼 코믹한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다른면을 보여주고 있다. 비평가들도 하나같이 카이텔이 아이들 영화에 나왔다고 놀려댔는데 카이텔은 자기 어린딸이 『아빠는 언제나 내가 볼수 있는 영화에 나오겠어요』라고 묻는데 자극받아 이 영화에 출연키로 했다고 한다.

 작품을 쓰고 감독한 사람은 프랑코 아무리. 그는 흔히 이런 유의 영화가 잘 저지르는 감상성과 달착지근한 분위기를 배제하고 약간 과격하면서도 제정신이 아닌것 같은 매력적인 작품을 내놓았다. 또 총제작자가 리들리 스캇(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이라는 점도 이 영화가 성공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미주본사 편집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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