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토머스 옴스태드 「성조지」에 비판기사/문화 다른상대방 편견개입 소지/때론 기본사실조차 틀리게 기록/예측불가능 국면 정책결정에 유용 평가도/CIA 비밀문서/파티·폭력·성적밀애 좋아해/군장악땐 강성으로 나올것 김일성의 사망을 비롯한 북한 권력내부의 움직임에 대해 「세계의 정보망」을 거머쥔 미국조차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의 사망이후 34시간이 지난 다음 발표를 통해 알았을 정도로 정보대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구겨졌다. 외교전문 「포린 폴리시 저널」지의 분석가인 토머스 옴스태드씨는 미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일관련 비밀문서를 예로 들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보부재를 지적하며 미국의 보다 정확한 정보축적을 촉구했다. 「김정일에 대한 CIA의 신상명세서는 믿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성조지 16일자에 게재된 이글을 요약한다.
미중앙정보국(CIA) 비밀문서에 의하면 김정일은 「격렬한 파티와 스포츠카, 폭력과 성적밀애를 좋아하는」 응석받이에 불과하다.
부시행정부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는 CIA의 문서가 「김정일이 여자를 잘 때린다」고 밝혀 『이 점잖지 못한 작자가 군을 맡는다면 강성으로 나올 것이라고 판단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스코크로프트는 미관리들이 CIA의 신상명세서가 분석한 김정일의 정신상태를 토대로 현 북핵문제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극히 위험스런 상황」으로 결론 지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CIA의 분석은 과연 정확한 것인가. CIA문서를 이용하는 정책가들은 정책 변환의 시점에서 이문서가 제시한 사례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참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로버트 게이츠CIA국장은 이문서가 리비아의 카다피와 이란의 호메이니를 대처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에 의하면 당시 카다피는 단지 괴짜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CIA의 신상명세서는 그를 미친 사람으로 보고했다. 또 호메이니는 단순한 회교원리주의자만이 아닌 정치적 야망과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으로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전소련공산당서기장의 중간 간부시절 작성된 그에 관한 CIA신상명세서는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힌다. 이문서는 브레즈네프를 그저 「어릿 광대」정도로 기술했지만 당시 그를 만난 스코크로프트는 그가 교활하면서도 명석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50년대 월맹의 호치민에 대한 분석도 거리가 있다. CIA특수공작팀의 일원이었던 빌 코슨예비역해병장교는 이문서가 호치민의 공산주의 사상성만을 부각시키고 그의 열렬한 민족주의성은 평가절하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기억에 의하면 이문서는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는 공존할 수없는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CIA의 분석에 대한 비판중 하나는 문화적 편향성이 개입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즉 사회의 전통,규범적 가치를 비롯, 가족관등 문화적 차이가 있는 상대방을 서구 정신분석가나 심리학자가 고정된 틀을 이용해 정확히 분석해낼 수있느냐는 문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CIA의 문서가 기본적인 사실조차 틀리게 기록하고있다는 점이다. 카터행정부 당시 국가안보위원회(NSC)의 중남미담당책임자였던 로버트 패스토씨는 『재임중 문의했던 인물에 관한 신상명세서중 절반이상이 틀린 사실을 적어놓았었다』고 술회했다.
조지 슐츠전국무장관도 유사한 경험을 갖고있다. 슐츠는 티호노프전소련총리에 대해 CIA 문서는 「노회하고 명예직정도를 지닌 실권없는 인물」로 평가했으나 84년 뉴델리에서 만난 그는 『매우 힘차고 역동적으로 나와 담판을 지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어 우리 정보의 허구성에 대해 너무 놀랐다』고 회고록에서 적고있다.
이같은 단점에도 불구, CIA 문서는 긴장고조시 예측 불가능한 상대방을 읽기위해서 계속 요구되고있다. 이문서에 대해 의문을 품고있는 스코크로프트조차 이문서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심리적 안정판」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미국은 이제 세계 4위의 군사력을 손아귀에 쥐고있는 김정일과 위험천만한 핵문제에 대해 협상해 나가야한다. 만일 협상이 안풀려 경제제재에 들어갈 경우 그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지. 정확한 정보가 요구되는 시기이다.<정리=윤석민기자>정리=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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