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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트집잡기/손태규 통일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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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트집잡기/손태규 통일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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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거망동한 반인륜적 처사』 북한은 김일성이 죽은뒤 거의 일주일만에 전군특별경계령 하달과 안보장관회의 개최등 우리의 대책을 이렇게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남쪽의 조문파문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뒤늦게 자위조치를 걸고 넘어진 것이다. 김일성사망으로 북한은 최고의 위기상황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다.

 10·26사건으로 박정희대통령이 숨졌을 때 우리군의 혼란을 노린 북한의 침공을 가장 두려워 했던 점을 감안하면 짐작할 만 하다. 당시 남한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맞서 북한은 27일 전쟁돌입상태 직전인 폭풍5호를 발령했다. 우리의 데프콘I에 해당하는 최상의 비상조치였다. 이어 29일, 동구 3개국을 순방중이던 총참모장 오극열이 급히 평양으로 돌아왔다.

 12·12사태뒤인 18일 부터 사흘동안은 당·군간부 전원확대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한반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다.

 그러나 북한군은 김일성사망후 이례적일 정도로 조용했다. 남쪽에서 팀스피리트훈련만 해도 준전시상태에 들어가 총동원령을 내리던 그들이 수령이 죽었는데도 근무강화만 한 것이다. 그들은 내부동요가 거의 없어 군부를 바짝 조일 필요가 없는데다 남한이 공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군사전문가들은 10·26이후 북한의 조치를 침공을 위한 준비였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폭풍5호까지 내린 것은 자위조치를 넘어선 공격기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일성부자가 그기회를 못내 아쉬워 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미 국방부는 전군에 북한을 쓸데없이 자극하는 행동을 철저히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군사적 대응태세는 당연히 방어적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뒤늦게 엉뚱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남한군대가 애도는 커녕 특별경계에 나서니 『반인륜적 처사』란 말인가. 조문파문이 낳은 희극 한토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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