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세대도 퇴진강요땐 이반가능/동구 등 유학 소장장교들 휴화산 존재 북한이 김일성장례식을 돌연연기,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북한내에 과연 김정일에 대한 저항세력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일체제의 장래를 비관하는 한 정보소식통은 『김정일이 20년이상 권력승계를 준비해왔다면 반김정일세력도 장기간 잠복하며 김일성사망을 기다려왔을 것』이라면서 『멀지않아 이들은 모습을 나타낼 것이나 정권을 전복할 정도로구심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정일을 반대할 수 있는 잠재적 저항세력은 집권그룹내에서는 혁명1세대중의 일부 김영주부주석과 김성애등 소외된 친족 군과 정부내 소장파 엘리트, 그리고 체제밖에서는 성분때문에 불이익을 당해온 「적대계층」 북한내 군소 반체제조직 해외망명인사등을 꼽을 수 있다.
삼촌인 김영주(부주석)등 일부 친·인척들과 계모 김성애, 이복동생 김평일등 「곁가지」들이야 말로 지금까지 김정일로부터 가장 견제를 받아온 세력들이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이 과정에서 「곁가지」들은 가능한 한 김정일의 눈을 피해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고 그랬던만큼 언제든 기회만 온다면 이들이 「칼」을 뽑을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그러나 이들의 날개를 꺾으려는 김정일의 견제정책 역시 워낙 철저했기 때문에 이들이 자력으로 특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도처에 숨어있는 「반김세력」들이 김정일에게 반기라도 드는 날이면 형식적이나마 김평일등을 전면에 「옹립」할 가능성은 있다.
고위층에 포진하고 있는 혁명1세대들은 김정일옹립을 위해 동료 빨치산출신들을 숙청함으로써 지위를 굳힐 수 있었다. 김동규부주석을 비롯한 유장식당비서, 남일등은 74년 정치국위원이자 당조직지도부장으로 취임한 뒤 실권을 잡기 시작한 김정일의 독주를 비판했다. 실제로 75년께 김정일은 연설등 활동을 자제하고 근신한 흔적이 있다.
1915년 동만주출생인 김동규는 37년부터 김일성의 소위 「항일유격대」에 가담한뒤 40년 소련에 유학하기도 했던 빨치산출신중 엘리트. 남일역시 2차대전중 소련군 대위를 지냈던 혁명1세대. 76년 남일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발표됐고 김동규도 80년 숙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무교통위원장은 장의위원명단 서열55위에 올라있는데 70년대에는 군총정치국장이라는 요직에 있으면서 김정일에게 반감을 보이다가 77년 숙청됐었다. 오진우는 특히 69년 군사모험주의자들로 지칭된 김창봉, 허봉학, 최광등 빨치산 동료들을 숙청했고 이후도 김정일옹립에 앞장서 왔다.
김정일이 이들의 공을 무시하고 퇴진을 강요할 경우 원로그룹이 이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반면 군내부에서는 이들 원로들이 길게는 30년이상까지 군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어 불만을 품는 소장그룹이 있다. 특히 90년 소련아카데미, 포병학교등에서 유학중 동구권붕괴를 목격한 소장장교들은 휴화산과 같은 존재다.
북한이 특권층 차별화와 반대파 숙청을 위해 분류해 놓은 성분분류 내용을 보면 반김정일세력의 모습은 더욱 뚜렷해진다. 북한은 전주민을 3계층·51부류로 분류시켜 놓았는데 70년 말 현재 그 구성을 보면 핵심계층이 87만세대 3백92만명(27%), 동요계층이 약 70만 세대 3백15만명(22%)인데 비해 적대계층은 약 1백73만 세대 7백94만명(51%)으로 전체의 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적대계층은 「분위기」만 무르익으면 언제든지 대규모 저항집단으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북한에도 조직적인 반김세력이나 반김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유승우·홍윤오기자>유승우·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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