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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일부각 「대중조작」총력/“장례연기 등에 「의도」내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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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일부각 「대중조작」총력/“장례연기 등에 「의도」내포”분석

입력
199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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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공개때 「중심」세워 극적장면 연출/20일 추도대회 「옹립대회」변질 가능성 집단적인 군중심리를 극단적으로 부추기는 북한의 「대중조작전술」이 김일성 사후에 거의 절정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의 장례과정과 추도대회, 해외조문등을 통해 김일성의 못다이룬 「업적」과 이에 대한 김정일의 대를 이은 「전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대중조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장례식을 17일에서 이틀후인 19일로 연기하고 20일에는 별도로 대규모 추도대회를 갖기로 방침을 바꾼 이유중의 하나는 이같은 대중조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공산독재국가의 절대권력자가 사망했을 때 광적인 대중조작을 통해 권력의 공백을 메우고 권력승계시의 혼란을 사전에 봉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북한은 이러한 예 중에서도 당초 중국식 대중조작을 모범으로 삼은 것으로 정부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76년 모택동이 사망했을 때 나흘만에 시신을 유리관에 넣어 공개했고 10일장으로 장례식을 겸한 추도대회를 치렀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장례위원장이자 후계자였던 화국봉을 대중매체와 군중집회를 통해 집중 부각시켰음은 물론이다.

 북한도 이미 김일성 사후 나흘만에 김의 시신을 공개하면서 김정일을「확고한 중심」에 세우고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 TV방송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뿐만 아니라 서방세계에도 공개된 김정일의 조문장면은 화면구성은 물론 불그스레하고 어두침침한 색채, 명암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장면을 필두로 계속 이어진 김일성 조문행렬이 보여준 갖가지 행태는 근 50년간 김부자에게 뒷덜미를 잡혀 온 북한주민들을 또다시 집단 최면상태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북한은 또 최근에 우리쪽에서 조문시비가 파문을 일으키자 우리측을 비난하면서 해외 친북인사들의 조문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대남 적대감」을 끌어내는 데에도 기민성을 보였다.

 북한은 이와 함께 정보통제와 피지배자의 「우중화」를 기본으로 하는 대중조작에 있어 그들 사회의 폐쇄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북한의 지배집단은 자신들의 모든 대중매체를 사전에 통제하고 있음은 물론 외국과의 정보흐름도 자유자재로 주무를 수 있다.

 궁극적으로 김정일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대중조작은 앞으로 남은 장례식과 추도대회를 거치면서 점입가경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선 김일성에 대한 영결식과 추도대회를 분리함으로써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구도를 행사로써 구체화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19일의 장례식때 김일성의 시신을 식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수대 김일성광장에 옮기면서 또 한번의 거대한 「쇼」를 연출할 것이 틀림없다. 장엄함과 엄숙함, 그리고 북한주민들의 광적인 행태등으로 구성될 장례식 과정은 업적칭송보다는 김일성의 마직막 길이라는데에 초점을 맞춰 조작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맥락으로 북한 전역에서 동시에 집행될 것으로 보이는 20일의 추도대회에서는 무게중심이 김정일쪽으로 한층 옮겨져 마치 「김정일 옹립대회」를 방불케 할 가능성이 높다. 김일성의 시신을 이용한 김정일을 위한 대중조작은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장례식과 추도대회가 끝난 후에도 김일성은 계속해서 대중조작에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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