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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우주쇼” 온세계 흥분/목성-혜성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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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우주쇼” 온세계 흥분/목성-혜성 충돌

입력
199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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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둥… 섬광… 버섯구름”/산·들판 80여곳에 임시관측소/천문 동호인들 1만여명 몰려/소백산선 장비 등 문제 관측실패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펼쳐지고 있는 목성과 혜성의 대충돌우주쇼는 「인류문명사의 대사건」이다.

 17일 상오5시18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된 목성과 슈메이커 레비혜성의 연쇄충돌은 전세계 천문학자와 아마추어 천체관측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대기권밖 정지궤도상의 우주에 떠서 목성을 관찰하고 있는 허블우주망원경과 지상에서 특수천체망원경으로 관찰한 과학자들은 목성표면에 충돌후 높이1천9백, 지구두배 넓이의 장대한 불기둥과 섬광이 솟았으며 뜨거운 가스로 된 버섯 구름의 장관을 목격했다고 전하고있다. 21개 파편중 4개가 이날 하루동안 목성에 부딪쳐 폭발하는 장면이 각각 20여분간 관찰됐다. 목성의 충돌부분이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해 지상에서의 직접관측은 할 수 없었으나 충돌직후의 현상은 분명히 포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날 하오8시45분께 4번째 충돌후의 장면을 천문대 소백산관측소등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관측장비의 성능문제로 실패, 소식을 기다리던 천문대관계자 및 아마추어 천문가들을 안타깝게 했다.

 천문대는 이날 소백산관측소와 경북 영천의 보현산, 대덕천문대본대에 CCD(고성능직접소자)망원경등 특수천제망원경을 설치하고 관측에 대비했다.

 천문대 김봉규연구원은 『천체망원경에 설치된 적외선카메라의 화면검출기 성능과 정밀도가 크게 낮아 관측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의 80여개 아마추어 천문동호회원 1만여명도 도시 근교 산정상이나 전망이 트인 들판등에 임시관측소를 차려놓고 목성에 망원경의 초점을 맞췄으며 천문대관측소등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와 천문대는 특히 17일 하오5시∼밤10시까지 과천 서울대공원에 50여대의 천체망원경을 설치, 목성축제를 열고 충돌순간을 보기 위해 1천여명의 인파가 밤늦게까지 장사진을 이뤘다.

 서울 별사랑동호회회원 이강순씨(31)는 『목성충돌을 보기 위해 밤을 새웠으나 목성이 지구로부터 7억여나 떨어져 있어 일반망원경으로는 관측할 수 없어 아쉽다』면서 『그러나 역사적인 우주의 대장관으로 기록될 목성과 혜성의 충돌이 예상대로 발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하다』고 섭섭함을 달랬다.

 그러나 19일 하오7시12분과 20일 하오7시16분등 2차례의 충돌 광경을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목성과 연쇄충돌을 시작한 슈메이커 레비혜성은 지난해3월 미국의 천체과학자 슈메이커부부와 데이비드 레비에 의해 처음 발견, 명명됐으며 이후 초속60의 엄청난 속도로 목성에 돌진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의 위력이 TNT 2천만톤정도로 지구상의 모든 핵폭탄을 동시에 터뜨리는 것보다 파괴력이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김동영·오미환·김성호기자>

◎“20분간 첫 폭발후 별똥별 흩어져/목성에 흑점… 지구 영향없을것”

【볼티모어 외신=종합】 17일 세계의 거의 모든 천체 망원경과 6개 과학위성은 사상 초유의 우주장관을 관측하기 위해 목성에 초점을 고정시킨채 긴장과 탄성의 순간을 맞았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은 특수행성카메라로 충돌 순간의 장관을 수백장의 사진에 담았다. NASA는 이밖에도 천체 망원경을 항공기에 실어 뛰웠으며 기상관측 로켓도 쏘아 올렸다.

 충돌장면을 가장 관측하기 좋은 위치를 차지한 것은 목성에서 약 2억4천만 거리에 있는 과학위성 갈릴레오호였다. 갈릴레오는 멋진 장면과 자료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지구까지 전송하는데 이틀이 걸려 19일에는 생생한 사진들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목성과 충돌한 슈메이커 레비혜성의 첫 조각 A는 1천9백나 되는 뜨거운 가스 꼬리를 거느린 거대한 불덩어리로 관측됐다. 허블망원경이 잡은 충돌순간의 사진에 의하면 이 충돌로 목성 표면에 지구 지름절반정도의 흑점이 생겼다. 과학자들은 이 흑점은 1년간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첫조각 A는 불꽃 꼬리를 단 거대한 불덩이가 되어 목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밝은 빛을 내며 폭발했다. 이 순간을 처음 포착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덜랜드천문대의 가쓰헤이로 세기구치씨는 충돌이 17일 새벽 5시18분께부터 20분간 일어났으며 이때 목성 주변에 거대한 별똥별들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A는 이 혜성의 21개 조각 중 가장 작은 것에 속하며 다른 것들은 지름이 4나 돼 과학자들은 A의 충돌이 목성충돌로 빚어질 엄청난 우주쇼의 전야제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굉장한 충돌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목성이 지구보다 3백19배나 무겁고 1천3백30배나 큰데다 6억 이상 떨어져있기 때문에 이번 충돌이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슈메이커 레비 혜성을 처음 발견했던 미국 아마추어 천문학자 유진 슈메이커부부는 『우주의 대장관에 온 몸이 떨린다』고 감격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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