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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망후 김정일찬양수위 점차높여/북권력이양 비교적순조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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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망후 김정일찬양수위 점차높여/북권력이양 비교적순조 시사

입력
199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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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고위간부 첫 충성서약 인터뷰10일 “우리의 운명”묘사 작업본격화

11일 수령표현 자주등장… 상승곡선

14일 군고위층인사 잇단 서약동참

15일 김일성에만 쓰던 수식어 사용

 북한주석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북한방송은 연일 김정일에 대한 찬양을 되풀이하고 있다. 김정일의 호칭을 점차 격상시키는 한편 당·군·정등 권력층의 충성서약을 거듭 보도하는 북한방송의 이같은 움직임은 김정일체제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김정일에 대한 찬양은 김일성사망 직후에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방송에 출연하는 찬양발언자들의 지위도 상승하고 있다. 김일성장례식 연기가 발표된 후인 16일에도 김정일찬양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김일성사망이 발표된 지난 9일 중앙통신은 『오늘 혁명의 진두에는 김정일이 서있다』면서 「혁명위업」의 계승완성을 강조했다. 이날 평양방송도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일심단결의 위력을 더욱 강화해 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날 고위간부로는 처음으로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이태일이 인터뷰를 통해 『김일성이 생전에 바라던대로 김정일을 받들어 주체혁명을 완성하는 길에 한몸 바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일성사망발표 하루 뒤인 10일부터 본격적인 김정일찬양작업에 나섰다. 북한방송들은 이날 청소년사회단체 조직인 사노청위원장인 최룡해와의 인터뷰를 비롯, 정무원부총리겸 문화예술부장 장철 국가계획위원장 홍석형등의 「충성발언」을 내보냈다. 이들은 김정일을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 「또 한분의 탁월하고 위대한 수령」 「문무를 겸비한 참다운 인민의 영도자」등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또 『최고사령관 김정일만을 믿고 따르며 혁명과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일대 앙양을 일으켜 나갈 결의에 충만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중앙방송은 이어 11일 노동신문사설을 인용, 김정일을 「위대한 계승자」 「걸출한 영도자」 「혁명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호칭하면서 『김정일을 높이 받들고 단결하는 것이 수령님의 위업을 빛나게 계승·완성하는 참된 길』이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김정일에 대한 조총련의 충성전문도 소개했다. 이즈음 김일성에게나 붙이던 「수령」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찬양의 수위 또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김정일은 이날 처음으로 김일성시신공개와 함께 북한고위층을 대동하고 TV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정일찬양은 14일 군고위간부들이 잇달아 충성서약을 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평양방송은 이날 북한해군사령관 김일철이 군부고위인물로는 처음으로 김정일에게 충성과 효성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겸 군대장인 이하일도 방송에서 김정일에 대한 충성과 함께 사회주의위업의 계승완성을 다짐했다.

 북한은 또 평소 김일성에게 사용하던 『통일광장에 높이 모시자』는 표현을 김정일에게도 사용하기 시작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중앙방송은 15일 김정일 에 대해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이며 조국통일의 구심점』이라며 『통일의 광장 에 모시자』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또 일부 장성급 군인들이 「조의록」에 『우리는 경애하는 장군님(김정일)을 통일의 광장에 모심으로써 수령께서 그토록 바라던 조국의 통일과 주체혁명위업을 반드시 이룩하고야 말 것』이라는 충성서약을 적었다고 보도했다.

 북한방송에 나타난 김정일찬양발언의 수위로 미뤄볼 때 북한의 권력이양은 일단 예정된 수순을 밟고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과거 김일성에게 사용했던 호칭이나 수식어를 그대로 김정일에게 이전시킴으로써 조속한 체제안정을 꾀하려는 북한지도부의 생각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외부세계에 열린 유일한 창문인 북한방송은 아직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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