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요대외창구 역할/김일성분향소 설치 조문객 받아/팩스·전화 등 통신시설없어 “이채” 북한의 미달러화위조사건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마카오 주재 조광무역은 13일부터 김일성의 분향소를 설치, 조문객을 받고 있다.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조광무역의 내부는 김일성과 김정일부자의 초상화와 가죽소파, 대형 TV등으로 간단하게 꾸며져 있어 마치 치과대기실같은 느낌을 안겨주었다. 여느 무역상사 사무실처럼 전화, 복사기, 팩스등 각종 통신시설과 분주히 움직이는 비서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창문도 없는 방에 꾸며진 빈소에는 흰색과 노란색 화환이 가득 들어섰으며 조문객들은 김일성의 초상화앞에서 3차례 절을 했다. 그 곁에는 김일성의 배지를 단 조광무역등 마카오주재 4개 무역상사 간부들이 조문객들을 맞았다. 그중에는 달러화 위조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조광무역의 총지배인 박자병의 모습도 보였다.
마카오에는 조광무역외에도 3개의 북한무역상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모두 30∼40명의 북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명목상으로는 중국 국영기업이나 홍콩의 소규모기업들과 거래하는 무역상들이다.
그러나 이날 빈소에서 만난 추모라는 젊은 남자는 자신의 업무에 관해 『특별한 일은 없다. 모든 것을 다 한다』고 얼버무렸다. 같은 질문에 조광무역의 한명철전무는 『중공업 및 경공업제품과 해산물을 수입한다』고 대답했다.
한명철은 최근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홍콩을 통해 식량을 대량 구입하고 있다는 한국언론의 보도에 대해 유창한 중국어로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마카오의 북한인 5명이 위조된 미달러화를 대량 보유, 유통시킨 혐의로 체포된 사실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조광무역은 포르투갈령 마카오에서 운영중인 북한의 4개 무역상사중 최대규모로 북한의 중요한 대외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북한에서 볼 수 있는 서방물품의 대부분은 조광무역이 구입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년전 마카오 기업인들의 지원으로 설립된 조광무역은 지금도 남광그룹과 같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국영무역회사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카오는 북한의 정보수집기지로도 유명하다. 북한측이 지난 87년 미얀마상공에서 KAL기를 폭파시켜 1백15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을때 북한측 정보원들은 마카오에서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무역상사들외에도 마카오에 여행사 1곳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곳은 올초부터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한편 마카오와 인접한 홍콩은 자유무역항이지만 모든 북한의 수출입에 대해 사전허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계획에 사용될 중요한 전략 물품들의 밀반출을 차단하기위한 고육책이다.
홍콩무역부는 북한이 주로 플라스틱 원료등을 직접 수입해가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많은 서방상품들도 홍콩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나 섬유류,담배등은 중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마카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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