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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논쟁… 속앓는 민주당/“해당행위”-“외교전술” 다양한 반응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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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논쟁… 속앓는 민주당/“해당행위”-“외교전술” 다양한 반응표출

입력
199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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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기회에 당이념 정리필요” 한목소리 민주당에 소리없는 아우성이 일고있다. 일부 의원들의 조문발언으로 나라가 시끄럽게 되자, 당내에 찬반론이 거칠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의견들은 조문파문이 워낙 민감한 사안인데다 동료의원의「면」이 있기때문에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지는 않지만,내부적으로는 대립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전범에게 무슨 조문이냐』는 극단적인 반감에서부터『조문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일부동조론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큰 입장들이 조심스러우면서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민주당내에서도 이렇게 큰 시각차가 존재하는지 미처 몰랐다』면서『마치 속으로 이념논쟁의 불씨가 지펴지고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조문논쟁으로 내홍을 앓고있지만, 더이상 파문이 확대돼서는 안된다는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있다. 조문발언 의원을 포함, 대다수 의원들이『현재의 국민정서에서 조문파문이 확대되면 될수록 피해가 크다』고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특히 보궐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조문파문이 악재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이같은 공감대 형성에 일조하고있다. 아울러『국익에 도움이 안되는 소모적 논쟁이다』『정상회담추진등 남북관계 개선에 조문파문은 또다른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공감대의 이면에는 양립하기 힘든 시각들이 혼재하고있고,『언젠가는 민주당의 이념이 무엇인가를 정리해야한다』는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것도 사실이다.

 다수의 의원들은『민주당은 보수정당』이라는 전제아래,『조문발언은 평지풍파를 일으킨 일종의 해당행위』라고까지 비난하고있다. 이들은『6·25, 아웅산묘소테러, KAL기폭파 등을 상기하며 김일성을 전범이라고 비판하는 국민정서가 정확한 역사인식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의원들은『전술차원의 조문활용은 지난날에 대한 평가가 정리된후에 해도 늦지않다』고 지적한다.이같은 지적에는 조문주장이 당론이 아니라는 결론이 났고 조문주장이 경솔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언당사자인 이부영의원이 이를 본회의장에서 되풀이 했다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반면 개혁모임의원 등은 우선 조문파문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이들은 『김일성을 애도하자는게 아니다. 전술차원에서 활용하자는 얘기다. 정부에 의견을 물었을뿐인데 마치 북한찬양자로 오도되고있다』고 항변한다

 이런 논쟁은 결국 민주당의 노선확립과 맞물려 정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도 발언당사자가 본회의 발언대에 서도록 내버려두는등 속수무책의 태도를 보인 당 지도부의 리더십부재와도 연결돼, 조문파문은 의외로 큰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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