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확대주의자 대외능력은 의문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이 15일 브뤼셀에서 열려 자크 상테르 룩셈부르크총리를 EU집행위원장으로 선출했다. 10년간 EU를 이끌어온 자크 들로르위원장의 뒤를 이어 95년부터 4년간 유럽통합열차의 기관사역할을 하게 될 상테르 신임위원장은 유럽 역내는 물론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다.
지난달 24, 25일 그리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EU정상들은 벨기에총리인 데한느후보에 대한 영국의 강력한 반대로 새위원장 선출에 실패했었다. 이후 20여일간 새인물을 찾기위한 12개 회원국간 막후절충과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 카드로 등장한 인물이 상테르총리이다. 그가 선택된 가장 큰 이유는 거론된 10여명의 후보중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관계없이 어느 회원국으로부터도 반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10여명의 거물급 후보들이 한지붕 12가족의 이해타산으로 모두 희생된 후 EU의장국으로서 조급해진 독일의 콜총리가 데드라인 수일전에 마지막으로 정치적 타협안으로 내세운 인물이 바로 상테르총리이다. 그는 새위원장은 불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프랑스의 조건에도 부합했다. 이밖에 그는 대소국과 사회당, 기민당출신이 번갈아 위원장을 맡는다는 EU의 전통에도 맞아 떨어졌다.
재무장관을 지낸 후 85년부터 EU내 최소국 룩셈부르크를 이끌어온 57세의 상테르는 자유무역주의자에 통합확대주의자, 실용주의자이다. 그러나 그는 국내에서는 독일의 압력에 대한 금융산업보호등 정치력이 인정됐지만 한번도 대외적인 능력을 인정받거나 검증되지 못한 인물이다.
인구 40만의 소극을 이끌고 있는 그가 슈퍼헤비급의 EU를 지휘하기에는 너무나 경량급이라는 비판이 이미 제기되고 있다. 또 국제무대에서 G7의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영향력을 과시해온 거물 들로르 전위원장의 위상과 확연히 대비되고 있다. EU집행위는 권한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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