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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분향소까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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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분향소까지(사설)

입력
199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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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학생들의 행위인가 아니면 친북한주사파인 극소수의 좌경운동권 지도부의 소행일까. 그도 저도 아닌 우리 내부에 침투해 암약하고 있는 북한첩자들의 소행인가. 전남대학생회관의 한 사무실안에 김일성의 영정을 걸어 놓은 분향소를 차려 놓았다는 사실을 전해듣는 우리는 소름끼치는 충격과 더불어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 경찰이 학내수색을 하다 적발, 분향소에서 김일성의 영정과 촛대·향로등을 압수했다니 분향소를 설치해 놓았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누가 설치했다는 것인가. 총학생회측은 『분향소 설치는 말할것도 없고 조문관련행사도 계획하거나 추진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니 총학생회의 말대로 분향소설치가 학생들의 소행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마저 들게 되는 것은 우리의 실낱같은 기대다.

 그러나 전국 22개 대학에 김일성의 죽음을 애도하는 대자보가 연이어 나붙었고, 한총연이 독자적으로 조문단을 보낼 것을 결정하고 나서는 일련의 행동들로 미뤄 볼 때 전남대 학생회관내의 분향소설치는 좌경운동권학생들과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분향소가 좌경운동권에서 「직접 설치」한 것이냐, 아니면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친북세력의 간접행위냐는데 있다 할 것이다.

 만의 하나 학생들의 직접적인 소행이라면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켜 목숨을 잃은 수백만 사망자들의 영혼마저 혼비백산할 망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 6·25전쟁 부상자와 그 피해가족, 그리고 1천만 이산가족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 지금, 남파첩자나 친북세력이 대학캠퍼스안에 김일성의 분향소까지 차려놓을 정도로 대북한경계태세가 허술했다면 그것은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일성의 분향소를 차려놓고 영정까지 거는 좌경운동권 학생들이 드러날 정도라면 이제 우리는 친북학생운동을 더이상 철부지들의 장난으로 봐서는 안된다.

 나라의 정체성까지 뒤흔들 정도의 혼란을 유발하는 학생운동이라면 그것은 학생운동 차원을 넘어서도 한참 넘어선 이적행위로 규정, 대응해야 한다. 그러한 학생운동은 더이상 교육차원의 선도로는 정상회귀가 불가능하다. 나라안의 안령을 해치는 우리 내부의 적으로 단정, 총력대응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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