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업체들 2중곤욕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얀마는 지금 외환부족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누적된 무역적자외에 미국등 서방의 경제제재로 지난 91년부터 차관 및 원조가 거의 중단된 상태여서 이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외환이 부족한 나라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미얀마도 실질환율과는 다른 공식환율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달러와 현지화(차트)의 공식환율은 1대 6이다. 실제 일반인 사이에 거래되는 환율은 1대 1백이다. 일반시장환율이 공식환율의 17배 가량 된다. 미얀마사람들은 일반환율을 암시장환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거의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는 어느 곳에서든 일반환율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은행거래나 정부의 사업발주등 모든 공식적 경제활동에는 공식환율이 적용된다.
미얀마에는 FEC(FOREIGN EXCHANGE CERTIFICATE)라는 화폐가 있다. 달러 등 경화와 바꾼 돈이다. 이 화폐에는 「5달러와 동일한 가치」라는 식의 문구가 쓰여있다. 관광객들은 공항에서 최소 3백달러를 FEC와 바꿔야 한다. FEC는 미얀마내에선 달러와 같은 가치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다시 달러로 바꿀 수는 없다. 들어오는 것은 허용하되 나가는 것은 막는 장치이다.
이런 철저한 외환통제정책 때문에 현지투자업체들도 독특한 사업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1백% 수출만 하는 업체의 경우 근로자 임금 등이 문제가 된다. 달러를 공식환율로 바꾸어 임금으로 주었다가는 저임금의 장점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환율로 바꾸기 위해 불가피하게 세탁작업을 거쳐야한다.
수출과 함께 소액의 수입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수입품을 현지화로 판 뒤 그 돈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제품을 일부 내수시장에서 판매할 경우 그 수익으로 현지비용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의 비율이 크거나 1백% 내수에 의존할 경우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내수로 얻은 수입은 달러로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경우엔 심각한 문제에 부닥친다. 이런 업체들은 농산물 등의 수출업을 병행해 달러를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수출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적자를 보거나 본국송금을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미얀마에서 영업중인 한국기업은 대우계열 4개업체가 투자한 봉제 전자 합판공장등 10개 가량. 이밖에 포항제철 럭키금성 삼성 미원 선경등 10개 기업이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출업체여서 큰 문제는 없으나 일부 업체는 내수에 치중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대우의 김정한과장은 『환율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수만 생각하고 투자해서는 안된다』면서 『이곳에서 수출할 품은 농산물밖에 없는데다 그것도 경쟁이 심해 내수만 겨냥할 경우 달러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달러가 부족하기 때문에 미얀마는 사회간접자본 등의 확충계획을 세워놓고서도 이를 적극 추진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아웅산 수지여사 가택연금, 90년 총선결과에 대한 현정부의 불복등 정치적인 문제가 미얀마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양곤=김철훈기자>양곤=김철훈기자>
◎미얀마 외무장관 우옹조/“합작기업유치 경제외교에 최우선”(인터뷰)
서방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있는 미얀마는 최근들어 인근 아세안국가등을 상대로 활발한 외교활동을 펴며 적극적인 자본유치에 나서고있다. 미얀마 외무부에서 만난 우옹조 외무장관은 『미얀마는 이제 안정되고 번영할 것』이라며 『미얀마는 한국과의 의미있는 협력을 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옹조 장관과의 일문일답.
―미얀마의 경제상황과 정책은.
『과거 정부에서는 경제발전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정부가 계획을 세웠더라도 실제 집행되는 것이 없었다. 현정부(신군부)의 첫번째 약속은 시장경제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정부출범초기에 미국등 서방의 압박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를 이겨낼 수 있었다. 88, 89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이었지만 92년부터 달라졌다. GDP가 10.9% 성장했다. 금년에는 6∼7%의 성장을 기대한다. 우리는 제조업뿐 아니라 농업에도 치중한다. 지난 2년간 우리는 많은 건물이 올라가고 무역고가 증가하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천연자원과 노동력등 제공할 것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한다. 또 외국투자자를 위해 법도 고치고있다』
―아세안등 인근국가와의 협력관계는.
『우리는 아세안국가들과 전통적으로 가깝게 지내왔다. 지난해 퀴눈 제1서기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방문은 아주 유익했다. 싱가포르와는 지난3월 고촉동 총리의 방문으로 협력관계가 더욱 발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최대투자국이 될 것이다. 태국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와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있다』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한국은 우리나라를 제일 먼저 노크한 나라이다. 지금도 진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10년전에는 한국인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일본인보다 더 많다. 우리는 우리를 믿는 사람을 믿는다. 다만 양국은 일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가령 부지임차조건을 얘기할 때 우리가 30년을 제시하면 한국은 한꺼번에 1백년을 요구한다. 서로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등 서방의 경제제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기본적 차이는 동서양의 가치에 관한 문제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들은 인권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사회의 발전에 관심을 갖고있다. 우리는 1백년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외부의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앞으로의 정치일정은.
『우리는 1백% 변하고있다. 우리 국민회의는 지금 헌법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강력한 헌법은 앞으로 좋은 정부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리고 나라는 강력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질 것이다』<양곤=정광철기자>양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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