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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이해따져 “적에도 미소”/각국 「조전」 의도와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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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이해따져 “적에도 미소”/각국 「조전」 의도와 형태

입력
199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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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화 비난에 클린턴 “국익부합” 맞서/일선 사회당차원서… “대북관계 돌파구”/12일까지 수교132국중 47개국 보내와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망과 관련, 북한에 조의전문을 보낸 나라는 12일 현재 47개국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17일의 장례식전까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일단은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백32개국에도 훨씬 못미치는 숫자다. 이밖에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조의를 표했다. 일본의 경우에는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가 소속정당인 사회당위원장자격으로 북한노동당앞으로 조전을 보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러한 각국의 조의표명방식에 대해『북한과의 관계및 현안 여하에 따라 조의를 표하는 형태와 격이 서로 다르다』면서『조의표명 또는 조문사절 파견발언이 국내에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일부 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 조의성명을 발표한데 대해 공화당진영이 일제히 비난의 포문을 열고 나선 것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북한과 미수교국인 캐나다도 북한에 조전을 보낼 것인가를 놓고 정부내에서 격론을 벌이다가 결국 보내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본은 이같은 잡음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에서였는지 북한노동당의 우당으로 돼있는 사회당차원에서 조전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몇몇 나라가 국내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북한에 조의를 표명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당국자는『외교적 이해관계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면서『적이냐 아니냐의 구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하면 적에게도 미소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냉혹한 논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클린턴미대통령은 공화당의 비난이 거세지자 지난 11일『조의성명은 적절했으며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된다』면서『미국민 대다수는 북한 핵문제해결및 대북 관계진전을 원하고 있다』고 맞대응함으로써 이같은 「실리적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클린턴미대통령도 한국국민의 정서를 의식, 조의성명 발표를 사전에 우리측에 통보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조의 전문대신 한단계 격을 낮춘 성명을 발표했으며,성명문안 작성과정에서도 가장 중립적인 단어를 선택, 가능한한 짧게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는 것이다. 우리측은 이에대해 물론 난색을 표명했으나 대통령명의의 조의성명은 일종의 주권행위이기때문에 적극적인 저지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사회당총리 정부의 일본은 실리적 차원을 넘어서 치밀함까지 보여주고 있다. 일본연립정권은 사회당위원장명의의 조의전문을 보낸데 이어 오는 8월중순께 연립에 참여하고 있는 자민당, 사회당, 신당사키가케등 3당이 공동으로 조문단을 구성, 북한에 파견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일성의 사망과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계기로 북일관계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조문사절파견문제와 관련, 북한이 이를 전면 거절키로 한 것은 그들의 내부사정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 탓도 있지만 조문사절의「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즉 북한이 외교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국, 미국, 일본등이 격이 낮은 조문사절을 보낼 경우「위대한 지도자」김정일의 체면이 안설 것이라는 설명이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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